마르치오네의 M&A 군불 지피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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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올해 유럽 자동차 산업 지형이 바뀔까. 이탈리아 자동차회사인 피아트의 최고경영자(CEO) 세르조 마르치오네(60·사진)는 지형이 바뀐다는 쪽이다.

 파이낸셜 타임스(FT)에 따르면 마르치오네는 11일(현지시간) 미국 디트로이트 모터쇼에서 “치열한 경쟁이 만성적인 과잉생산으로 이어져 금융손실이 늘고 있다”며 “유럽 자동차 업체들의 인수합병(M&A)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마르치오네는 “나는 유럽에서 가격 정책이 중장기적으로 계속될 수 없다는 것을 유럽 자동차 업계 CEO들도 솔직히 인정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피아트, 프랑스의 푸조-시트로앵과 르노를 직접 들먹이며 “자동차 세계에서 작은 것이 더 이상 아름답지는 않다”고 잘라 말했다. 또 그는 “2014년까지 유럽 자동차 시장이 줄지 않으면 그나마 다행”이라고 전망했다. 재정위기에 따른 경기침체 탓이다.

 마르치오네는 M&A 옹호론자다. 그는 2008년 위기를 맞은 미국 크라이슬러를 사들였다. 이날 그의 발언은 프랑스 자동차 회사들을 향해 M&A를 제안한 것으로 풀이됐다. 그의 구애가 받아들여진다면 “유럽 자동차 산업이 크게 바뀔 가능성이 크다”고 블룸버그 통신은 전했다.

  유럽 자동차 회사들은 지난해 양극화에 시달렸다. 독일 폴크스바겐의 자동차 판매는 재정위기가 악화한 지난해 14% 늘어났다. 지난 1년 동안 816만 대를 팔았다. 일본 도요타자동차보다 많았다. 미국 제너럴모터스(GM)의 중국 합작기업 판매분을 빼면 폴크스바겐의 판매 대수가 더 많다. 반면 프랑스의 르노와 푸조-시트로앵, 이탈리아의 피아트는 별다른 재미를 보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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