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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남해서 고기 안잡혀 어민들 울상

중앙일보

입력

이번 여름철 동.남해에서 고기가 잘 안 잡혀 어민들이 울상을 짓고 있다.

특히 조기.민어.돔 등 제수용 고기 잡이가 부진, 추석을 앞두고 값이 오르고 있다.

어획이 부진한 것은 동해와 남해의 수온 변동이 심해 난류성 어종의 어장이 제대로 형성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국립수산진흥원에 따르면 지난 주 (13~19일)
부산에서 제주도 근해 등에 출어한 대형선망 37통 (통당 5~7척)
이 잡은 고기는 고작 3백42t.지난해 같은 기간의 14%에 불과하다.

어민들은 지난 22일 경남 남해군 미조면~전남 여수시 돌산도 해역에 발생한 유독성 적조가 확산되고 있어 고기가 더 안 잡힐까봐 걱정하고 있다.

어획이 부진하면서 부산공동어시장 여름철 고기 반입량도 지난해 보다 28% 줄었다. 1998년에 비해서는 절반으로 감소했다.

특히 지난 7월 이후 참조기는 2백38t 위판됐으나 대부분 크기가 작으며 제수용으로 쓸 만큼 큰 것은 거의 반입되지 않고 있다. 제수용으로 애용되는 민어와 돔도 찾아보기 어렵다.

이에 따라 부산.서울 등 대도시 백화점이나 재래시장에서 요즘 제수용 참조기는 구경하기 힘든 실정이다.

그나마 제수용으로 쓸 수 없는 15㎝ 정도의 참조기도 지난해 보다 30% 정도 오른 마리 당 3만원 선에 팔리고 있다.

참조기 대신 제삿상을 차지하는 수조기 (일본산)
도 지난해 보다 5천원 정도 올라 마리당 2만원 선 (30㎝ 정도)
에 팔린다.

민어와 돔의 경우 외국산이 판매되고 있으며 가격은 지난해와 비슷한 마리당 2만~3만원 선. 남해에서는 특히 멸치가 잘 안잡히고 있다.

지난 7월부터 멸치잡이를 시작한 기선권현망 어선들이 그동안 잡은 멸치는 지난해의 30%에도 못미치는 형편이다.

이에 따라 멸치 값이 올라 부산 자갈치 건어물 상가에서 선물용으로 인기 있는 중멸치 상품 1부대 (2㎏)
가 4만원에 팔리고 있다. 지난해 보다 1만원 정도 올랐다.

또 동해 연안에 냉수대가 자주 발생하면서 오징어 떼가 먼 바다로 흩어져 오징어 잡이가 부진한 가운데 산 오징어 가격이 크게 오르고 있다.

국립수산진흥원 연근해자원과 박종화 (朴鍾和)
연구관은 "올 여름에는 북한의 한류 세력이 강해져 동해는 물론 남해 연안까지 물이 차가워 어장이 제대로 형성되지 않은데다 한일어업협정에 따른 어장과 어선 감소로 연안 어획량이 크게 줄고 있다" 고 말했다.

부산〓강진권 기자 <jkk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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