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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경영은 망하느냐 사느냐 문제 … 착한 기업 이미지는 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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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이 정수기는 기존 제품보다 크기를 35% 줄인 겁니다. 내년엔 여기서 크기를 50% 더 줄인, 세계에서 가장 작은 제품이 나옵니다.”

 26일 서울 순화동 집무실에서 만난 홍준기(53·사진) 웅진코웨이 대표이사 사장이 옆에 놓인 정수기를 가리키며 말했다. 제품 크기를 줄이면 그만큼 폐기물이 덜 나와 친환경적이다. 그는 “2006년 웅진그룹이 환경경영을 선포한 뒤부턴 제품 설계 단계부터 환경에 부담을 적게 주도록 만든다”고 덧붙였다.

 사실 요즘엔 ‘환경경영’을 내걸지 않는 기업이 드물다. 그중에서도 웅진코웨이가 1위를 차지한 이유를 홍 사장은 이렇게 설명한다.

 “애초에 착한 기업 이미지를 얻을 목적으로 환경경영을 했다면 얼마 못 갔을 겁니다. 윤석금 그룹 회장이 환경경영을 시작한 이유는 단순했어요. 고향(공주) 하천인 유구천을 우리 손으로 되살리자는 취지였죠. ‘옛날 깨끗했던 물·공기를 돌려주자’는 우리 제품(정수기·공기청정기)의 탄생 목적을 경영 전반으로 확대한 거죠.”

 환경경영을 하다 보니 웅진코웨이 이미지가 높아지긴 했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부수적인 효과라는 것이다.

 각국의 환경 관련 규제는 점차 강화되는 추세다. 우리나라도 내년부터 470개 업체에 대해 ‘온실가스·에너지 목표관리제’가 도입된다. 웅진코웨이는 그 대상이 아니다. 그런데도 이미 202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을 2009년의 절반으로 줄인다는 목표를 세우고 노력 중이다. 2009년엔 포천공장에 ‘리사이클링센터’를 만들었다. 여기에서 정수기의 냉매가스를 회수하고, 플라스틱 폐기물을 재활용해 지난해 3만t가량의 이산화탄소 배출을 줄일 수 있었다. 여의도공원 254배 면적의 소나무가 1년간 흡수할 양이다. 홍 사장은 “이제 환경은 회사가 망하느냐 사느냐의 문제”라고 강조했다. 기업이 살아남으려면 환경 규제보다 한발 앞서 대응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압력을 받아 어쩔 수 없이 온실가스를 줄인다면 이미 늦은 것”이라며 “누가 시키지 않아도 스스로 환경경영을 한다는 게 우리의 자랑”이라고 말했다.

 이 회사의 독특한 점은 협력사의 환경경영까지 유도한다는 점이다. 2008년 39개 주요 협력사에 온실가스 배출량을 바로 확인할 수 있는 시스템을 깔아줬다. 동시에 2020년까지 협력사의 전체 온실가스 배출량을 40% 감축할 것을 권고했다. 홍 사장은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가장 많은 게 부품 생산 단계”라며 “협력사 동참으로 ‘부품-제조-사용-폐기’의 전 과정에서 환경 오염을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글=한애란 기자, 사진=최승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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