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셋값 높은 곳, 소액투자 바람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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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서울 주요지역 소형 아파트 전셋값이 매매값에 육박하면서 이들 아파트를 사들여 세를 놓는 투자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소형일수록 전셋값은 다락같이 치솟는 반면 매매가는 큰 변동이 없어 일부 지역의 경우 매매가 대비 전셋값 비중이 90%에 이르기도 한다.

특히 융자금까지 안고 매입하면 자기 돈을 몇 푼 안 들이고 금융권 이자율 이상을 확보하는 재미를 얻을 수 있다.

그러나 전셋값 비중이 높다 해서 무조건 매입하는 것은 위험천만하다. 집값이 올라 팔때 제대로 거래가 안되면 곤란하기 때문이다.

인터넷 부동산 정보업체 ㈜텐 커뮤니티에 따르면 전세금 비중이 높은 30평형 이하의 소형 아파트로 지하철 6호선 개통 영향권의 공릉동 시영아파트.성산동 일대, 그리고 약수역.봉화산역 인근과 7호선의 중.상계 아파트 단지, 반포아파트, 신풍역.철산역 인근이 유망지역으로 꼽힌다.

또 편의시설이 잘 갖춰져 있고 대중 교통편이 좋은 수도권 5개 신도시, 준농림지 건축 규제로 가격 상승이 예상되는 용인 수지 일대 등 소형 아파트도 주요 투자 대상으로 보고 있다.

전세금.융자금 등을 안는다면 대부분 1천만~3천만원의 소액으로도 은행이자 이상의 투자수익을 올릴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최근의 전셋값 상승세가 이어져 매매값까지 밀어올릴 가능성이 크다는 점을 감안하면 현재 시점에서는 괜찮은 투자방식으로 꼽힌다.

이 가운데 실 투자비가 수백만원에 불과한 아파트도 있지만 상대적으로 매매가 상승세가 약할 것으로 예상된다는 게 단점이다.

텐커뮤니티가 분석한 '소액 아파트 투자성' 자료에 따르면 서울 상계동 주공아파트 24평형의 경우 현재 매매가가 9천만원이나 전셋값 7천만원으로 투자비는 2천만원선. 이 아파트에 전국 아파트 연간 평균 상승률 5%를 적용하면 1년 후에는 기대이익이 4백50만원이 된다.

투자비 이자 등 기회비용을 빼면 순수익은 3백10만원이다. 따라서 투자수익률은 연 15.5%가 되는 셈.

물론 아파트 매매값이 1년 후에 5% 상승해야 한다는 조건이나 최근 전셋값 상승 추세가 매매가까지 자극할 가능성이 있어 터무니없는 투자는 아닌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 이 아파트는 1년 전보다 매매가가 3백만원 정도 올랐다.

황성근 기자 <hsg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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