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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뜨거운 조명받는 P2P 기술

중앙일보

입력

냅스터(Napster)사가 얼마 안되는 기간 동안 2000만 명이 넘는 이용자를 확보한 것을 본 몇몇 신생업체들이 피어-투-피어(peer-to-peer) 파일 공유 개념의 사업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그렇지만 냅스터를 포함해 이런 기업들이 생존 가능한 수익형 기업이 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의문이 앞선다.

인터넷 신생업체들은 기존 통념을 쉽사리 받아들인다.

최근에 일반화되고 있는 사실은 냅스터가 각 이용자의 컴퓨터가 서버 역할도 하는 피어-투-피어(peer-to-peer; 등배간) 네트워킹의 생존가능성을 입증한 킬러 애플리케이션이라는 것이다.

이런 흐름을 쫓는 첫 대열에 속하고 싶다는 이유로 많은 기업가들이 서둘러 냅스터 스타일의 아키텍처를 중심으로 사업을 구상하고 있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로 보인다.

하지만 이들은 음반 업계를 뒤흔들어 놓았던, 신생업체인 냅스터가 주는 교훈을 잘못 이해하고 있는 것일 수도 있다.

몇 년 전에 나왔다가 별 성과를 올리지 못했던 이른바 ‘푸시(push)’ 기술처럼 피어-투-피어(이하 P2P) 모델 역시 별 성과 없이 끝나버릴 수도 있다는 조짐들이 벌써부터 보이기 시작하고 있다.

엄청난 파괴력 지닌 파일 스와핑 기술

냅스터는 아주 큰 파란을 몰고 왔다. 냅스터와 비슷한 파일 스와핑(swapping) 기술들은 어느 쪽을 신뢰하느냐에 따라 수십 억 달러 규모에 달하는 오락 업계의 비즈니스 모델을 붕괴시킬 수도 있다. 사실상 이 기술은 합법적인 음반 판매를 장려하는 멀티미디어 부문의 강력하면서 파급 속도가 빠른 새 유통 채널이 될 수 있는 기로에 서있다.

어느 쪽이든 냅스터가 1년도 못되는 기간 동안 2000만 명이 넘는 이용자를 확보하자 많은 신생업체들은 P2P 파일 공유 기술을 앞다퉈 이용하기 시작했다.

가트너그룹 데이타퀘스트의 업계 분석가인 크리스 르톡은 “이들 업체 모두가 냅스터를 주시하고 있다”고 말한다.

냅스터를 본뜨고 있는 기업들로는 냅스터의 초기 투자자 두 사람이 설립한 애플수프(AppleSoup), iMesh.com, 라이트세어(Lightshare), 스카워(Scour) 등이 있다. 그밖에 eMikolo.com, 케일파 네트웍스(Kalepa Networks), 포인테라(Pointera), 소프트웍스 소프트웨어(Softwax Software) 등의 업체들도 현재 포털이나 서비스 공급업체를 대상으로 피어-투-피어 네트워킹을 위한 인프라스트럭처를 판매하려 한다.

P2P가 이처럼 많은 인기를 얻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업계 분석가들과 경영자들은 “P2P 기술이 인터넷에 연결돼 있는 모든 컴퓨터를 서버화해 사실상 웹에 대한 기존의 개념을 뒤엎음으로써 보다 효율적인 컨텐츠 분산 방식을 마련해주고 있다”고 말한다. 이것이 하나하나 쌓여서 상상조차 힘들 정도로 방대한 컨텐츠 저장소가 된다는 것이다.

포레스터 리서치(Forrester Research)의 분석가인 에릭 쉐어러는 “P2P 기술은 장차 인터넷의 토대가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한다.

P2P가 지닌 또 하나의 매력은 P2P가 대중성을 지니고 있다는 데서 비롯된다. P2P는 인터넷 이용자들에게 중간의 매개체 없이도 정보를 교환할 수 있도록 해준다.

현재 27살로 애플수프(AppleSoup)사의 공동 설립자인 애드리안 스콧은 “바로 그런 점에서 P2P는 인터넷의 원래 의미로 되돌아가고 있는 셈이다. 그것은 바로 사람들을 서로 연결해준다는 것”이라고 말한다. 이 회사는 곧 저작권 통제 기능이 통합된 냅스터 스타일의 서비스를 선보일 계획이다.

사실, 냅스터라는 개념은 너무나도 빠른 시간 안에 인기를 끌어 심지어 P2P 네트워크가 아닌 모델에까지 적용되기에 이르렀다.

몇몇 신생업체들은 ‘프로세싱 분산(distributed processing)’이라는 아이디어의 상용화를 추진중이다. 그렇게 되면 크고 복잡한 문제가 작게 분산돼 인터넷을 통해 수천 대의 PC 클라이언트로 분산됨으로써 세계에서 가장 빠른 슈퍼컴퓨터에 맞먹을 정도의 종합적인 전산력을 얻을 수 있게 된다.

이렇게 형성되는 대규모 네트워크는 분산도가 큰 시스템이라는 점에서는 냅스터와 비슷하지만, 근본적인 아키텍처와 목표는 냅스터와 많이 다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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