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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놈 상업화 불댕기는 일본

중앙일보

입력

일본이 미국.영국 등 유전공학 선진국보다 한발 빨리 인간 지놈 프로젝트를 상업화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21세기 최대 유망분야인 유전공학의 기초연구에서 빼앗긴 선수(先手)를 상업적 응용을 통해 되찾겠다는 전략이다.

과거 자동차.전자 등의 분야에서도 기초기술은 미국이 먼저 개발했지만 이를 상품으로 응용하는 데는 일본이 앞섰던 전례가 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일본 정부.기업들의 지놈사업 투자가 늘고 있고, 학계에서도 ''지놈 응용기술 개발전략'' 이 나오는등 부산한 모습이다.

◇ 빼앗긴 선수〓파 이스턴 이코노믹 리뷰와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1980년대 후반까지만 해도 유전공학 연구에서는 일본이 오히려 한걸음 앞섰다. 미국의 과학자들이 "일본이 자동차.전자처럼 지놈연구에서도 세계를 휩쓸 것" 이라고 걱정할 정도였다. 그러나 일본은 뒷심이 부족했다.

전문가들도 별로 없었고, 투자 시스템도 빈약해 무엇보다도 대학의 연구 투자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제약업체들도 글락소웰컴 등 미국.영국 기업에 비해 영세한데다 난립해 있어 연구 능력이라는 측면에서 크게 뒤졌다.

지금까지 해독된 지놈의 6%만이 일본 연구소에서 나온 것도 이 때문이다. 일본은 이를 몹시 안타까와 하고 있다. 요코하마에 있는 국립 리켄 지놈과학센터의 아시요시 와다(70)소장은 '' "앞으로 지놈 연구를 제약 부문에 응용하는 데 정책의 촛점을 맞춰야 한다" 고 주장한다.

그는 "지놈 해독이 거의 끝난 지금 남은 과제는 병을 일으키는 유전인자를 구체적으로 규명하고 유전인자가 신체 내부에서 수행하는 역할을 분석하는 것 두가지" 라고 전제하고 "일본이 실용화 분야에서 앞서려면 관련 의약품 개발에 훨씬 유용한 역할분석 쪽에 치중해야 한다" 고 말한다.

◇ 정부.기업의 움직임〓일본 정부는 올 회계년도의 지놈연구 예산을 전년보다 1백23% 늘어난 5억6천만달러로 증액했다. 이 금액은 대부분 전문 의약품을 개발하는 데 필요한 지놈변화 분석 프로젝트 등에 투자되고 있다.

전자업체인 히다치는 지난달 제약.식품업체에 생물 유전인자 분석 서비스를 제공할 DNA분석연구소를 설립하겠다고 발표했다. 주류업체인 타카라 수조는 지난달 5천여만달러를 투자해 신약 개발에 필수적인 지놈 코드를 해독하는 드래곤 지노믹스를 설립했으며, 타케다 화학은 지난 3월 미국 셀레라와 지놈정보 데이터베이스를 공유키로 계약을 체결했다.

소니.샤프.후지필름.올림퍼스.캐논 등의 전자.컴퓨터 업체들도 유전공학위원회를 구성, 협조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일본은 전자.컴퓨터 기술이 발달, 지놈 분석연구에 유리한 입장이라고 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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