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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세직씨 사임 속사정

중앙일보

입력

박세직(朴世直) 2002월드컵조직위원장이 27일 주저앉았다.

위원장 자리를 놓고 주무부처인 박지원(朴智元)문화관광부장관과 벌인 대치 상황이 끝난 것이다.

朴위원장은 "월드컵 대회의 성공적인 개최를 위해 대승적 차원에서 위원장직에서 물러나기로 했다" 고 말했다.

지난주 朴위원장은 "朴장관이 사퇴를 종용했다" 며 '외압설' 을 공개적으로 제기, 정치문제로까지 번졌다.

朴위원장이 자민련 당무위원인 데다 그의 후임에 민주당 조세형(趙世衡)전 총재권한대행이 거론되면서 양당간에 미묘한 힘겨루기 양상도 빚어졌다.

자민련은 "朴위원장이 결함이 없는데도 사퇴설이 나도는 것은 부당한 일" 이라고 했고, 김종필 명예총재도 "(교체를)양해한 적이 없다" 고 거들고 나섰다.

이에 朴장관은 "문제의 근원은 朴위원장과 정몽준(鄭夢準)축구협회장간의 불화에 있다. 朴위원장이 그만두겠다는 약속을 뒤집었다" 고 반박했다.

더구나 JP-이회창 총재 회동을 계기로, 양당 공조 문제가 정국의 관심사로 떠오른 미묘한 시기여서 논란은 확산됐다.

그럼에도 朴장관의 '판정승' 으로 조기 결말이 난 데 대해 민주당 고위 관계자는 "양당간 감정 싸움으로 치닫기 전에 빨리 문제를 매듭지으려는 뜻" 으로 해석했다.

이 문제가 김대중 대통령이 휴가를 중단하고 돌아온 직후 전격 결정된 데 주목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관계자는 "金대통령의 후반기 국정운영의 큰 틀 속에 이뤄졌음을 보여준 것" 이라고 설명했다.

자민련의 반발도 예상 외로 주춤했다. "그쯤 됐으면 JP와 얘기가 되지 않았겠느냐" 는 게 대체적 기류다. 朴장관이 JP의 양해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자민련은 그러면서도 양당간 자리 배분 등의 역학관계에 변화가 오지 않을까 신경 쓰는 눈치다.

후임은 소문대로 조세형 전 대행 쪽으로 기울고 있다.

이에 대해 민주당측은 "朴위원장의 교체는 개인 차원의 문제지 양당 공조의 문제는 아니다" 고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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