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軍隊를 겨냥하라, 軍人을 잡아라!

중앙일보

입력

10여개 업체 서비스 제공

한 때 ‘동작 그만’이란 코미디 프로그램이 큰 인기를 끈 적이 있었다. 군 시절의 추억을 생생히 재현, 뭇 남성들을 TV앞으로 불러모았다. 최근에는 ‘TV 내무반 신고합니다’란 프로그램도 인기를 모으고 있다. 군대는 우리 나라 남성들에게 추억과 아픈 기억을 동시에 남기는 곳이다.

갔다온 남성은 아련한 추억에 젖어, 입대를 앞둔 젊은이들은 막연한 두려움으로 군대를 바라본다. 남자들 2명만 모여도 대화의 주제가 군대 이야기로 가닥을 잡는 것도 그 때문이다.

인터넷이 이 군대라는 특수공간을 가만히 놓아둘 리 없다. 군인은 끊임없이 배출되므로 안정된 수요집단을 형성하고 있다고 볼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인터넷을 귀신처럼 사용하는 젊은 세대들이 입대하면서 국방부에서도 인터넷을 이용한 다양한 제도를 마련하고 있는 추세다. 이제 군대가 인터넷 업계의 새로운 시장으로 부각되고 있는 것이다.

군대와 관련된 서비스를 인터넷으로 제공하고 있는 업체는 줄잡아 10여곳. 대표적인 곳이 전역을 앞둔 군인들에게 일자리 정보를 제공하는 (주)인터넷 취업의 PX21(www.px21.co.kr)이다. 지난 해 10월 18일 서비스를 개시한 이후 현재 2만여명의 회원을 확보해 두고 있다. 올 1월에는 국방부 취업지원센터와 업무협력 계약을 체결할 정도로 군 관련 서비스에서는 널리 이름을 떨치고 있는 업체다. 지난 4월 21일에는 사이트를 전면 개편, 군 포털 사이트로 영역을 넓혔다.

PX21이 야심차게 추진하고 있는 계획은 군인들을 대상으로 하는 전자상거래. 군인들의 가장 큰 소망이 자유롭게 외부와 통화하는 것이라 보고 최근 한국통신과 협의, 후불제 전화카드인 KT카드를 인터넷을 통해 판매하고 있다. 또 현대생명과 제휴, 군인보장보험도 취급하고 있다.

앞으로는 전역을 앞둔 군인들이 가장 관심을 갖고 있는 취업 문제를 해결해 주는 방편으로 각종 자격증 관련 서적을 인터넷을 통해 판매할 계획이다.또 전국 유명 학원과 연계, PX21 회원이 그 학원에 등록할 경우 일정 금액을 할인해 줄 계획도 세워두고 있다.

군인들은 모두 효자. 효도상품도 인터넷 쇼핑몰에 비치할 주요 상품이다. 애인을 위해서는 커플 세트를, 휴가와 관련해서는 패밀리 레스토랑이나 놀이동산 예매권도 판매한다. 특히 사병들을 대상으로 월 구매한도 20만원의 사이버 신용카드도 발매할 방침이다.

군대라는 격리된 환경은 항상 그리움을 쌓이게 한다. 이러한 군인들의 심리를 이용, 인터넷을 통해 편지를 보내는 서비스를 실시하고 있는 곳이 (주)군인친구들. 지난 4월 오픈한 메일써(www.mailsir.co.kr) 사이트를 통해 입대한 친구나 애인에게 e-메일로 편지를 보내면 그 내용을 원하는 편지지에 출력, 부대로 발송해 준다.

회원으로 가입한 고객이 1천원 단위로 일정 금액을 온라인이나 신용카드로 입금하면 그 금액이 적립된 전자지갑이 부여되고 편지를 보낼 때마다 소요되는 금액이 전자지갑을 통해 결제된다. 서비스 1회 이용 가격은 보통우편의 경우 4백80원에서 5백30원이며, 빠른우편의 경우 6백80∼7백30원이다. 군인친구들은 최근 개인 페이지 사군사모(사랑하는 사람을 군에 보낸 사람들의 모임)도 인수, 군 관련 커뮤니티 사이트인 사군사모(www.sagunsamo.com)를 이달 말께 선보일 예정이다.

독도 지킬 ‘사이버 의병’도 모집

지난 달 25일 밀리터리 인터넷방송국으로 출범한 EM캐스트(www.emcast.com)는 군 포털을 지향하고 있다. 군에 간 아들과 애인, 친구에게 자신의 일상 모습을 담아 보내는 영상 위문편지 서비스를 실시 중이며 국방부 홍보관리소에서 제공하는 군사영화제 출품작 등의 영화도 상영한다. 또 휴대폰, 팩스, e-메일, 전화 등을 웹과 연동하는 통합 메시징 서비스도 얼마 전 개시했다.

특히 EM 캐스트는 사이버 밀리터리를 운영, 실제 군대와 같이 각 회원들에게 계급과 그에 따른 권한을 부여하고 있다. 지난 9일까지 사이버 밀리터리 사관생도를 모집한 결과 1천5백여명이 지원했다.

이들은 현재 모두 이등병 계급이지만 7월24일까지 보름 동안 훈련을 받은 후 그 성과에 따라 계급을 부여받는다. 소위 이상의 계급을 받아 그 밑으로 원사 1명, 상사 2명, 중사 3명을 확보할 경우 자신이 지휘하는 부대도 창설할 수 있다.

사이버 사관생도와는 별도로 독도 경비에 나설 5백여명 규모의 사이버 의병도 모집한다. 인터넷상에서 독도 관련 사이트가 일본 네티즌들에 의해 해킹 당하는 것을 막고 독도를 지키겠다는 것. 사이버 의병은 독도연대회의와 제휴를 갖고 8월 중 직접 독도 탐험에도 나선다. 군부대에 영상 면회소 설치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팝콤네트(www.popcom.net)도 사병들의 인터넷 접속을 관리해 주는 군 전문 포털 사이트 코리아 아미넷(www.kor eaarmy.net)을 오픈할 계획이다. 이 사이트에는 각종 군 관련 정보 이외에 PX21에서 제공하는 취업정보가 동시에 실릴 예정이다.

이외에 골드레인이 운영하는 군바리닷컴(www.goonbari.com)과 (주)izip 테크놀로지가 운영하는 아이군대(www.igun dae.co.kr), 에스더커뮤니케이션의 짬밥(www.jjambbab.co.kr) 등도 군대에 관한 다양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이들 사이트는 아직 거의 수익을 내지 못하고 있는 상황. 또 군인은 대체로 독자적인 구매 능력을 갖고 있지 못하므로 이들을 대상으로 한 수익모델이 미덥지 않다는 게 인터넷 전문가들의 지적. 사병들의 경우 장교나 하사관에 비해 급료가 극히 낮고 이들의 구매비용이 대부분 부모들에게서 나오는 만큼 군인들의 구매능력을 믿을 수 있겠느냐는 의구심이다.

이에 대해 인터넷취업 한만주 사장은 “군인들 특히 전역을 앞둔 사병의 경우 대부분 정말 필요해서 물품을 구입하려고 한다”며 “취급 상품만 적합하다면 오히려 일반인들보다 더 큰 구매력을 가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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