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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nance 인생 2막 성공법>> 새로운 일에 계속 도전하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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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코노미스트국내 어느 유명 대학교의 은퇴 교수가 88세 생일을 기념하는 잔치에서 제자들과 만나 즐거운 시간을 보내다 갑자기 표정이 굳어졌다. 그는 대부분 60세가 넘은 제자들에게 “60세에 정년 퇴직을 하면서 기껏 10년 정도나 더 살겠지 싶어 은퇴 후 아무런 일도 하지 않고 집에서 쉬었는데 벌써 90 가까이 됐다”고 후회했다. 이어 “이렇게 오래 살 줄 알았으면 외국어 하나라도 더 공부해 배우는 즐거움이라도 누렸을 것”이라며 “나처럼 어리석게 살지 말고 은퇴 후에도 반드시 일을 찾고 자신을 계발하는 걸 게을리하지 말라”고 덧붙였다.

은퇴 후 10년 공부해 의사된 실화 되새길만

은퇴하면 그동안 하지 못한 여행을 마음껏 다니고 친구들과 어울려 인생의 재미를 찾겠다는 퇴직 예정자가 많다. 지금 한국의 산마다 이런 50~60세대가 넘쳐난다. 그러나 노교수의 사례처럼 은퇴 후 살 시간이 생각보다 많을 수 있다. 현재의 50세는 평균 90세까지 살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오고 있다. 목돈이 있다고 해도 퇴직 후 30~40년을 산에 다니고 여행 다니며 지낼 수 있겠는가. 일을 하지 않으면 몸이 더욱 빨리 늙고 치매의 위험도 커진다.

요즘 한국 사회에서 화두는 40대 후반부터 50대의 베이비부머 세대의 은퇴다. 20대부터 30여 년을 공무원으로 살아온 어느 퇴직자가 갑자기 일을 놓으면서 자신의 정체성을 잃고,나머지 인생을 어떻게 살아야 할지 방향을 잡지 못하다가 우울증에 시달려 병원에 입원했다는 식의 이야기를 TV에서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많은 퇴직자가 노후 계획은 말할 것도 없고 노년에 필요한 돈조차 모으지 못한 상태에서 실업자가 되는 게 현실이다. 한참 일할 수 있는 나이인데도 어쩔 수 없이 무방비의 상태로 옷을 벗는 것이다.

어떻게 해야 행복한 인생 2막을 열 수 있을까. 퇴직 후 식당을 내겠다는 사람이 많다. 몇 년 그냥 놀다가 뭐든 해야겠다 싶어 주유소에서 주유원으로 일하는 사람도 적지 않다. 지하철 택배 배달원으로 한 달에 50만~60만원 정도 버는 노인도 꽤 된다. “퇴직 후 아파트 경비원이라도 하면 되지…”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 그러나 과연 인생 2막을 이렇게 보내야 할까.

여기 생각해볼 만한 사례가 있다. 은퇴를 앞둔 두 친구가 삶을 돌아보면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 한 친구가 “나는 다시 태어난다면 의학공부를 해서 의사가 되고 싶어. 그동안 가정을 돌보고 먹고 사는 게 바빠서 진짜 하고 싶은 일을 못한 게 너무 아쉬워.” 그러자 다른 친구가 “지금이라도 공부를 하지 그래?”라고 답했다. 그러자 “의학공부가 얼마나 힘든지 알아? 더구나 10년은 공부해야 의사가 될 수 있어.” 그러자 다른 친구가 이렇게 말했다. “10년은 네가 공부를 해도 가고, 안 해도 가는 거야.” 이 말에 깊은 깨달음과 감동을 받은 그는 10년을 공부해 60세가 넘어 의사가 됐다. 일본에서 실제로 있었던 이야기다.

이룰 수 없었던 자신의 꿈을, 출발이 늦었다는 생각을 바꿔서 은퇴 이후 결국 이루는 사람도 적지 않다. 인생 1막이 성공적인 삶이었다면 그런 바탕이 된 사회에 봉사하는 것으로 인생 2막을 시작할 수도 있다. 자신이 진정 원하는 게 뭔지 찾는 일이 가장 중요하다. 내가 무엇을 하고 싶었는지, 무엇을 이루고 싶었는지, 무엇을 잘 할 수 있는지를 새롭게 돌아보라. 인생 1막의 경험과 경륜은 인생 2막의 든든한 자산이 될 것이다. 꿈을 이루는 인생 2막의 설계를 시작하고, 자신감을 갖고 도전하라.

함선욱 국민대 교양과정학부 인생설계 지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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