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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유·계란·소시지에도 HACCP 마크 있네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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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면

장우정(34·서울 관악구)씨는 3년 전 결혼한 초보 주부다. 요즘 장씨의 가장 큰 고민은 ‘장보기’다. 특히 축산물 고르기가 가장 어렵다. 계란·우유·소고기 등 가공되지 않은 원재료 상태인 것이 많아 성분 표기를 보기 어렵고, 경험도 부족해 품질 확인이 쉽지 않다. 장씨는 “나 같은 초보 주부 눈에는 모든 게 다 같아 보인다. 집안에 큰 일이 있을 때는 무조건 비싼 것, 평소엔 가장 싼 것을 고른다”고 말했다.

이럴 때 ‘해썹(HACCP)’마크를 참고하면 요령이 생긴다. 해썹 인증을 받은 축산물은 원재료(소·돼지·닭 등) 사육에서부터 도축·포장·유통까지 모든 과정에서 인체 위해 요소가 제거되고, 가장 좋은 품질의 제품만 선별되기 때문이다. 지난 21일, 축산물 장보기에 나선 장씨를 따라가봤다.

장우정(서울 관악구) 주부가 21일 서울시 서초구 양재동 하나로마트에서 장을 보며 축산물 해썹 마크를 확인하고 있다. 축산물 해썹은 축산물이 식탁에 오르기까지 발생할 수 있는 오염, 위해요소를 9단계에 걸쳐 관리하는 첨단관리 시스템이다. [최재영 프리랜서]

우유 해썹 인증 땐 항생제 중점 관리

장씨는 일반 우유와 제주도 현지 목장에서 그대로 짰다는 우유를 두고 고민하는 모습이었다. 장씨는 “일반 우유는 왠지 항생제나 각종 오염물질이 남아있을 것 같아 항상 불안하다”고 말했다. 해썹 인증 마크가 찍힌 우유라면 항생제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된다. 축산물위해요소중점관리기준원 강수철 박사는 “우유 가공품 해썹 인증시 중점적으로 보는 것이 항생제 검출 여부”라고 말했다.

일단 해썹 인증을 받으려면 항생물질이 없는 사료로 키운 젖소에서 우유를 짜야 한다. 우유가공업체 탱크로 옮기기 전에 또 한번 항생제가 들어 있는지 점검한다. 체세포 수도 검사 하는데, 병든 젖소에서 짠 우유인가 확인하기 위함이다.

가공 과정에서도 해썹의 철저한 관리기준을 따른다. 우유가 흐르는 파이프라인이 청결하지 못하면 우유에 미생물이 혼입될 수 있다. 파이프라인은 매일 인체 무해한 소독도구로 청결히 관리된다.

온도관리도 철저하다. 강 박사는 “해썹을 적용받지 않은 업체는 유통·배달 과정에서 우유를 장시간 상온에 방치하는 일이 많아 미생물 증식 위험이 높았다. 이런 우유를 섭취하면 장내 세균증식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해썹 적용을 받는 우유는 유통 과정 중 상온에 노출되는 일이 없도록 철저히 냉장유통 된다.

소시지·햄은 첨가 색소 규제

햄·소시지도 대표적인 축산 가공품이다. 장씨는 “일반 햄은 왠지 첨가물이 가득 들어있을 것 같다. 그렇다고 프리미엄 햄을 사자니 가격이 너무 비싸다”고 말했다.

이럴 때도 해썹 인증 마크를 참고하면 최상의 선택을 할 수 있다.

우선 원재료부터 믿을 수 있다. 해썹 인증 햄·소시지는 반드시 해썹 인증을 받은 원료육(肉)으로만 만들도록 돼 있어 항생제·병균 오염을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첨가물과 색소 사용에 있어서도 규제를 받는다. 강 박사는 “햄·소시지를 맛있게 보이기 위해 사용하는 여러 색소·첨가물 등도 인체 위해 요소로 분류돼 철저한 관리감독을 받는다”고 말했다.

포장지도 믿을 수 있다. 해썹 인증 햄·소시지 포장에는 환경호르몬 등 유해물질이 검출되는 포장지는 쓸 수 없다. 포장 과정에서 사람의 손이 닿지 않도록 무인 포장시스템을 쓰는 것도 해썹 인증 제품의 장점이다.

HACCP 마크.

계란은 표면 이물질 씻어 포장

장씨는 계란 구입 코너에서 오래 동안 망설였다. 수많은 계란이 있는데, 가격이 싼 것과 비싼 것의 차이가 크게는 2.5배 이상이나 됐다.

싼 것을 사자니 찝찝하고, 비싼 것을 사자니 부담이 된다고 말했다.

이때도 해썹 인증이 도움이 된다. 우선 해썹 인증 받은 계란은 무항생제 닭이 낳은 계란이다. 닭이 건강한 상태에서 알을 낳을 수 있도록 닭장 속 닭의 수, 닭 간격 간의 거리 등도 철저히 관리된다. 스트레스 없는 상태에서 건강하게 자란 닭이 낳은 계란은 안전할 수밖에 없다.

또 산란한 계란의 세척 과정도 중요하다. 축산물위해요소중점관리기준원 이주연 박사는 “일부 업체는 계란 세척을 제대로 하지 않아 닭 털·분변·혈액 등이 묻은 계란을 그대로 포장·판매하는 경우도 있다. 계란을 깨뜨릴 때 이들 물질이 요리에 들어가 설사·복통·기타 대장질환 등을 일으킬 수 있다”고 말했다.

해썹 인증을 받은 계란은 세척 시간, 세척 강도 등이 철저히 관리되고, 유해물질이 남아있는지 한번 더 확인한 뒤 출고되므로 소비자는 안전하고 건강한 계란을 섭취할 수 있다.

 배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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