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닷컴 업체가 망하겠지만 번창하는 기업도 많이 나올 것입니다. 경쟁이 심해질수록 벤처들의 생존능력은 강해지고 그만큼 성공 기회도 높아집니다"
주한 미상공회의소(AMCHAM) 인터넷위원회의 공동대표인 최호근 모머스벤처 사장(30)은 "한국의 인터넷 비즈니스는 이제 시작" 이라고 말했다. 한 살 때 부모 품에 안겨 미국에 이민을 간 뒤 스탠포드.하버드대에서 법률을 전공한 그는 골드만 삭스에서 연봉 30만 달러를 받던 안정된 변호사 생활을 접고 지난 2월 서울에 돌아와 인터넷 사업을 시작했다.
- AMCHAM 인터넷 위원회는 어떤 역할을 하는가.
"한국에 진출한 1백여 개 미국 인터넷 기업의 한국시장 이해를 돕고 한국기업과 미국 업체의 연결도 시켜준다. 엔지니어의 능력과 제품은 훌륭한데 마케팅 능력이 부족한 한국 벤처들이 적지 않다. "
- 미국 닷컴 기업은 언제쯤 한국에 본격 진출할 것으로 보는가.
"미국 기업들의 해외진출은 같은 영어권인 영국.호주가 가장 먼저였다. 다음이 유럽이었고 아시아에서도 일본.중국에는 이미 많이 진출했다. 한국 진출은 이제부터 본격 시작될 것이다"
- 한국 벤처업계가 구조 조정기에 접어들었는데.
"코스닥 등록에 목을 맨 벤처기업이 너무 많다는 느낌이다. 돈보다 훌륭한 기업을 만드는 데 힘써야 한다. 대우.한라그룹이 실패했다고 한국이 제조업을 포기할 수 없다. 마찬가지로 닷컴 기업이 망하더라도 인터넷은 한국의 미래를 위해 포기할 수 없는 비즈니스다."
- 왜 한국으로 돌아왔는가.
"부모님은 걱정했지만 친구인 와와컴 금두경 대표의 권유를 받고 곧바로 짐을 쌌다. 미국에서보다 한국에서 더 많은 기회가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 지금은 기업간 전자상거래(B2B)에 힘을 쏟고 있다. 어렸을 때부터 회사를 만드는 게 꿈이어서 후회는 없다."
- 의료포털 사이트에 손을 댔는데.
"모머스벤처의 첫 작품인 비닷엠디(Be.md)는 의사들에게 고급 의료정보와 신약(新藥)에 관한 정보를 제공하는 사이트다.앞으로 전혀 다른 B2B사이트 3~4개를 개설할 계획이다. 자금은 가족과 친구들에게서 조달했다. 인터넷 비즈니스는 확실한 수익모델이 나올 때까지 믿고 기다릴 줄 아는 사람들의 투자를 받는 게 중요하다. 미국의 아마존도 가족들이 초기에 투자했고 지금도 상당한 지분을 갖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