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방울만 먹어봐” … 약장수 우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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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8면

타이거 우즈(36)가 23일(한국시간) 미국의 경제 전문 케이블 채널인 CNBC에 출연했다. 그는 골프 얘기를 하다가 틈틈이 자신이 스폰서 계약을 한 퓨즈 사이언스라는 회사의 제품을 홍보했다. 퓨즈 사이언스의 제품은 비타민 등 영양 성분을 빠르고 효과적으로 흡수하도록 만든 것이다. 우즈는 이 제품을 홍보하는 조건으로 방송에 출연한 것 같다. 이 회사 관계자가 인터뷰에 동석해 제품에 대해 부연 설명도 했다.

 우즈는 다른 인쇄 매체와도 이 제품에 관해 인터뷰했다. 그는 “단 한 방울만 복용해도 당신의 골프 게임이 훨씬 좋아진다. 퓨즈 사이언스의 놀라운 기술을 알았을 때 즉시 경기를 바꾸는 획기적인 기술이 될 것을 이해했다. 약을 먹으면 에너지와 영양이 좋아지고 선수들이 더 좋은 경기를 하리라는 사실을 알았다. 나는 퓨즈에 의해 파워를 얻고 싶다”고 했다. 우즈는 또 “스포츠를 넘어서 이 약은 여러 방면에 응용이 가능하고 장기적으로도 매우 중요하다. 나에게 이게 골프보다 더 중요한 것”이라고 했다.

 우즈의 말은 만병통치약을 파는 시골 약장수처럼 현란했다. 이 약이 우즈 말대로 대단한 발명품일 수도 있지만 노골적인 광고는 우즈답지 못하다는 미국 골프계의 비판이 나왔다. 과거 액센추어와 AT&T, 질레트, 태그호이어, 제너럴모터스, 게토레이 등 큰 회사만 상대하던 우즈가 대중이 잘 모르는 영세 회사의 광고 모델로 나온 점도 어색했다. 미국 광고계에서는 스폰서 금액이 전성기 때 받은 돈에 크게 못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우즈는 2009년 스캔들 이후 후원 기업 대부분을 잃었다. 남은 것은 나이키와 게임인 EA 스포츠 정도다. 지난해에는 일본 제약회사의 진통제 광고에 등장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우즈는 올해 시계 업체인 롤렉스와 계약을 했으나 빅브랜드에서는 별로 관심을 가지지 않고 있다. 올해 우즈의 상금은 73만 달러(약 8억3000만원)에 그쳤다. 그는 전성기에 상금으로만 1000만 달러(약 115억1000만원)를 벌었다.

성호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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