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험형 박물관에 가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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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의 압력으로 떠있는 공을 보며 어린이가 즐거워하고 있다(왼쪽). 입 안 구조를 살펴보고 있는 아이.

전시물을 그저 유리창 너머로 보는 것이 아니라 직접 만져보고 느껴보는 체험 박물관이 인기다. 최근 개관한 체험 박물관 ‘경기도어린이박물관’은 개관한지 43일만에 입장객 10만 명을 돌파했다. 부모와 자녀가 함께 나들이 다녀올만한, 체험거리 가득한 박물관을 소개한다.

놀이공원보다 신나는 체험형 박물관

 지난 9월말 문을 연 경기도어린이박물관의 모토는 ‘놀이공원보다 신나는 곳’이다. 어린이들이 직접 만지고 만들면서 호기심을 충족하고 상상력을 키울 수 있게 꾸며졌다. 자연놀이터, 튼튼놀이터, 한강과 물, 우리 몸은 어떻게, 건축작업장, 에코 아틀리에, 동화 속 보물찾기, 내 친구를 소개합니다, 미니 씨어터, 박물관 속 미술관 같은 여러 전시관으로 구성돼있다.

 자연놀이터 속, 로봇과 멀티미디어를 응용해 젖소의 젖을 짜보는 체험코너는 아이들의 흥미를 더한다. 튼튼놀이터에서는 암벽 타기, 자전거 타기를 하면서 운동에 적용되는 과학을 배울 수 있다. 운동 시설을 이용하면서 자연스럽게 운동부족이나 비만에 대해 인식할 수 있다. 특수 효과를 낼 때 쓰이는 블루스크린을 이용해, 아이들이 직접 동화 속 주인공이 될 수 있도록 한 동화 속 보물찾기 전시관은 부모들도 무척 즐기는 곳이다.

 주말이면 특별 체험 프로그램도 진행된다. 11월 한달 간 경기도어린이박물관은 창의성 개발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26일(오전 11시, 유아 대상)에는 ‘꽃 속에는 무엇이 있을까요?’를, 같은 날 오후 2시(초등학생 대상)에는 별자리에 대해 알아보는 ‘반짝 반짝 빛나는 그림’을 진행한다. 27일엔 ‘하늘, 땅속, 물속, 엿보기’와 ‘장난스러운 미술품’ 이 열린다. 12월에는 ‘세계 속의 어린이’라는 주제로 각 나라의 문자와 음식, 색을 알아볼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이 진행 될 예정이다.

뭐든지 직접 해볼 수 있도록 한 것이 특징

 체험형 박물관의 특징은 뭐든 직접 해본다는 ‘핸드온(hands-on)’이다. 이 개념을 처음 도입한 곳은 1995년 개관한 국내 최초 어린이 박물관 ‘삼성어린이박물관’이다. 이곳에는 총 11개의 체험전시관이 있다. 꿈의 상자 전시관에서는 8종의 직업을 체험해볼 수 있고, 헬로우 뮤직 전시관에서는 소리가 나는 원리를 주변 물건들을 이용해 알 수 있도록 했다. 가장 인기를 끄는 곳은 ‘워터엑스포 Ⅱ’다. 아이들이 대형 물 테이블에서 물을 가지고 놀면서 물의 특성도 이해하게 된다.
 
 주말 프로그램도 흥미롭다. 이번 달에는 멕시코, 미국, 스페인의 전통문화를 쉽고 재미있게 이해할 수 있는 체험교육프로그램을마련했다. 멕시코 전통 모자를 만들어보고, 투우사와 인디언 체험을 할 수 있다. 12월에는 ‘반짝반짝 크리스마스 가든(토·일 오후 3시, 6세 이상)’을 연다. 캐나다의 겨울축제를 경험하며 색다른 크리스마스 시즌을 느낄 수 있도록 마련됐다.

고고학부터 우주과학까지 다양하게 체험

 국립중앙어린이박물관은 상설전시장에 전시된 유물과 똑같은 복제품을 만들어 전시했다. 전시관은 주거, 농경, 전쟁, 음악의 4가지 주제로 공간이 나눠졌는데 전시물을 가로막는 유리창이 없어 쉽게 만져보고 가까이서 사진을 찍을 수 있다. 체험활동도 다양하다. 현재 ‘어린이박물관 탐구생활’과 ‘나는 겸재 정선이다Ⅰ’ ‘우리는 고고학자 가족’의 체험 활동 접수를 받고 있다. 박물관 외부에는어린이 에너지 놀이터가 있다. 돌리고, 뛰고, 흔들고, 오르면서 에너지가 생성되는 모습을 볼 수 있도록 했다.

 국립과천과학관에는 유아부터 초등학교 3학년까지의 어린이를 위한 어린이탐구체험관이 있다. 직접 자전거 패달을 밟으며 빛이 생성되는 원리를 알 수 있도록 한 ‘빛의 원리’와4D 과학 입체영화를 통해 인체 구성을 알 수 있도록 한 ‘큐씨앤씨 매직버스’ 코너가 대표적이다. 지난 11일에 서울 중구 정동에 개관한롤링볼 뮤지엄도 이색적인 체험형 박물관이다. 롤링볼이란 공이 레일 형태의 길을 굴러가도록 만든 움직이는 조형물이다. 다양한 레일을 통과하는 구슬의 움직임을 통해 과학적 원리를 배우고 흥미도 자극 받는다. 국내 유일의 아트사이언스 박물관이기도 하다.

<이보람 기자 boram85@joongang.co.kr 사진="삼성어린이박물관," 경기도어린이박물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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