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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콕 50개 지역 중 15곳 침수 11월 초 돼야 물 빠질 전망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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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2호 01면

대홍수로 침수 위기를 겪고 있는 태국 수도 방콕의 도심에서 29일 오후 한 젊은 여성이 허리까지 차오른 물을 헤치며 신발을 손에 든 채 걸어가고 있다. 방콕 시민 대다수는 군용트럭을 타고 고지대로 대피했다. 태국 정부는 강물 유입 시기와 만조가 겹치는 31일까지를 최대 고비로 보고 있다. [방콕 로이터=연합뉴스]

50년 만의 최악의 홍수에다 태국 방콕 앞바다의 만조가 겹친 가운데 잉락 친나왓 태국 총리가 29일(현지시간) “방콕 북부지역에서 유입된 물이 줄어들어 방콕의 침수 위협이 줄어들고 있다”고 말했다.

만조 겹친 태국 홍수

AP·AFP·로이터 등 외신들에 따르면 잉락 총리는 이날 주례 방송에서 “지금 같은 상황이 계속될 경우, 방콕으로 흘러든 물이 11월 첫 주에는 빠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외신들은 만조가 31일까지 이어지는 점을 들어 여전히 일부 지역의 침수사태 악화가 우려된다고 보도했다.

외신들에 따르면 29일 현재 방콕은 전체 50개 지역 가운데 북부와 서부 7개 지역이 심하게 침수됐다. 다른 8개 지역도 침수 피해를 겪고 있다. 현지 전문가들은 “방콕을 가로지르는 차오프라야 강 서쪽의 촌부리 지역에는 물이 빠질 수로가 없어 사흘 안에 이 지역 전체가 침수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또 정수장이 제대로 가동되지 않으면서 방콕 전역의 수돗물 공급이 절반 수준으로 줄어들 가능성이 커졌다. 이런 가운데 방콕 도심의 왕궁에서는 여전히 관광객을 입장시키고 있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태국 정부는 방콕 시민들이 홍수 피해에 대처할 수 있도록 27일부터 31일까지 임시 공휴일로 선포했으나 상황에 따라 이를 더 연장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한편 세계 최대의 쌀 수출국인 태국의 이번 홍수 사태로 국제 곡물시장에서 쌀값이 급등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태국은 전 세계 쌀 거래량의 30% 이상을 차지한다. 국제 곡물시장 관계자들은 “홍수가 진정되고 나면 쌀 기준가로 통용되는 태국 B등급 백미의 가격이 34%쯤 오른 t당 850달러 선에 거래될 것”으로 내다봤다. 태국의 쌀 경작지 가운데 이번 홍수로 침수된 면적은 전체의 25%에 달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에 따라 올해 쌀 생산량도 당초 예상한 2500만t에서 1900만t으로 줄어든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에 앞서 세계 2위의 쌀 수출국인 베트남과 캄보디아·라오스 등 다른 쌀 수출국들도 홍수 피해로 타격을 받았다. 이런 상황을 반영해 인도·중국·방글라데시 등 쌀 수입국의 식량가격지수는 각각 11~13%씩 상승했다. 태국의 쌀 생산은 내년까지 차질을 빚을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농경지 복원에 시간이 걸리는 데다 파종을 위해 저장해 놓은 벼도 많이 유실됐기 때문이다.

태국이 전 세계 2위의 생산국인 컴퓨터 하드드라이브와 디지털 카메라 렌즈 가격도 상승하고 있다. 제조업체들의 주요 부품 생산라인이 침수된 후 드라이브 공급가격은 이달 들어 이미 20~40%씩 상승했다. 로이터 통신은 전자업계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가격 상승세가 계속될 것이란 말이 나온다”고 전했다. [연합뉴스·외신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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