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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LB] 주간리뷰 (3) - 6월 둘째주

중앙일보

입력

파죽지세(破竹之勢). 메이저리그에서 한국인의 투혼을 전파하고 있는 두 코리언의 지난 주 모습이다. 지난 한 주동안 김병현은 3연속 세이브를 올렸고, 박찬호는 2승을 거두며 4연승을 내달렸다. 각 지구에서 라이벌 간의 격전이 벌어지고 있는 가운데, 이제는 그동안 조용했던 내셔널리그 서부지구에 마저 평지풍파가 일고 있다.

1. 엇갈린 명암

'Ice Man'. 플로리다 시절 타자들을 꽁꽁 얼려버린다고 해서 맷 맨타이에게 붙혀진 별명이다. 마무리 부분이 가장 취약했던 지난 해, 애리조나는 맨타이를 얻기 위해 세 명의 유망주를 잃는 큰 대가를 치뤘다. 특히 브렛 페니는 랜디 존슨 이후를 책임져 줄 미래의 에이스감이라고 여겨지던 선수.

시즌 중반 애리조나에 합류한 맨타이는 25번의 세이브 기회 중 22번을 성공시키며 특급마무리로서의 면모를 과시했고, 주위에서도 '다소 비싸게 주고 데려왔지만 쓸만 하다'란 평가를 내렸었다.

하지만 맨타이의 최대 약점은 부상을 쉽게 당하는 스타일이란 것. 맨타이는 지금까지 부상 없이 보낸 시즌이 한번도 없었고, 가장 좋았던 작년 조차도 다리부상으로 9월에 도중하차했다.

김병현과 맨타이의 마무리 경쟁은 지금까지 김병현이 맨타이에 도전하는 형태로 진행되어 왔다. 하지만 지난 주만 놓고 보면 완전히 상황이 뒤바뀐 상태. 김병현이 세번의 세이브 상황에 나와 모두 세이브를 챙긴 반면, 맨타이가 등판한 세번은 모두 승패가 결정난 상황이었다.

하지만 김이 아직 맨타이의 벽을 넘은 것은 아니다. 많은 값을 치루고 데려온 맨타이를 애리조나가 쉽게 포기할리 만무하기 때문이다.

2. '업그레이드' 박찬호

한 주동안 2승. 박찬호는 지난 주 2경기에서 16이닝 동안 10피안타 4사사구 10삼진 방어율 1.63의 완벽한 피칭을 했다. 특히 4개의 사사구와 16투구이닝은 그동안 고질병이었던 제구력 문제가 좋아지고 있음을 입증하는 명백한 증거.

3. 양키스의 거포 사냥

양키스의 낌새가 심상치 않다. 최근 주포들의 타격부진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양키스는 올스타게임(한국시간 7월12일) 전에 새미 소사(31, 시카고 커브스)나 후안 곤잘레스(30, 디트로이트) 중 하나를 영입하겠다는 태세다.

특히 최근 소사와 시카고 돈 베일러 감독과의 불화설이 불커져 나오자 양키스는 소사의 영입에 더 집중하고 있다. 둘 간의 불화설은 얼마전 '타격지도의 달인'이라고 불리는 베일러 감독이 소사의 타격에 대해 간섭했고, 이에 자존심이 상한 소사가 베일러 감독을 비난하며 시작됐다.

후안 곤잘레스의 문제는 다르다. 팀의 주축선수들을 모두 희생하며 텍사스로부터 곤잘레스를 데려왔던 디트로이트는 그에게 8년 1억4천만달러(한화 1680억원)라는 사상 초유의 거액을 제시했지만, 곤잘레스는 이를 거부한 채 다른 팀으로의 트레이드를 원하고 있다.

곤잘레스가 디트로이트를 떠나고 싶어 하는 것은 디트로이트의 새구장인 코메리카 파크 때문이다. 올 시즌 아메리칸 리그 구장 중 가장 적은 홈런이 나오는 코메리카 파크는 곤잘레스의 장타력을 현저히 감소시켰다. 또한 곤잘레스는 디트로이트 같은 약팀보다는 강팀에서 뛰고 싶어하는 눈치다.

과연 양키스의 돈다발이 어느 쪽으로 움직일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4. Go Go 화이트삭스

그동안 아메리칸리그 중부지구는 클리블랜드의 독무대였다. 그리고 올 시즌 초 시카고 화이트삭스가 선두로 치고 나갈 때만 해도 사람들은 화이트삭스의 실력을 인정하지 않았다.

하지만 시즌의 3분의1 이상이 소화된 이 시점에서 화이트삭스가 클리블랜드를 4게임 차로 앞서고 있는 것을 결코 운으로 돌릴 수는 없을 것이다.

지난 몇 년동안 유망주들을 키우는데 전력을 다했던 화이트삭스는 지난 해부터 서서히 그 효과를 보기 시작했다. 1루수 폴 코너코, 외야수 크리스 싱글턴, 매글리오 오도네즈, 카를로스 리, 3루수 그렉 노튼, 2루수 레이 더럼, 모두 27세 이하의 젊은 선수들이다.

특히 최근 화이트삭스의 상승세에는 '빅헐트' 프랭크 토마스(31)의 몫이 컸다. 이미 2번의 MVP 수상 경험에, 한 때 메이저리그 최고의 강타자란 찬사를 들었던 토마스는 작년에 15홈런 77타점 밖에 기록하지 못하며, 이제 한 물 간것이 아니냐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하지만 토마스는 올 시즌 벌써 16홈런에 53타점을 올리고 있으며, 타율도 .305에서 .332로 대폭 상승했다.

투수진에서의 주역은 제임스 볼드윈(28)과 키스 폴크(27). 지난 해 12승 13패 방어율 5.10을 기록했던 볼드윈은 현재 9승 1패 3.28의 호성적을 보이고 있는데, 특히 제1선발로서 상대팀 에이스와의 맞대결에 강한 면모를 보이고 있다.

마무리 키스 폴크는 지난 해 급성장을 한 화이트삭스의 '스토퍼(stopper)'. 특히 4월 7일부터 두 달간 계속됐던 13연속 구원성공은 화이트삭스에 큰 힘을 주었다.

5 다음주 Preview

4연승의 박찬호는 19일(한국시간) 강타선 세인트루이스와 재대결을 한다. 이미 박은 5월 13일 경기에서 생애최다탈삼진인 12개를 기록하며 8이닝 1실점의 역투를 보인 바 있다.

한편 김병현의 애리조나는 다저스와의 4연전이 끝나는 15일부터 지구 2위 콜로라도와의 3연전을 갖는다. 김병현의 '마구'가 쿠어스필드에서도 통할지가 흥미거리.

이번 주 가장 주목받는 팀은 뉴욕 양키스. 현재 지구 라이벌 보스턴 레드삭스와의 일전을 벌이고 있는 양키스는 '첩첩산중'. 홈에서 중부지구 1위 시카고 화이트삭스와의 4연전을 가진 다음 다시 보스턴 원정 4연전을 떠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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