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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이대호 살아났다, 갈매기 다시 날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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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8면

롯데 이대호(왼쪽)가 20일 문학구장에서 열린 SK와의 플레이오프 4차전에서 1-0으로 앞선 6회 초 선두타자로 나서 솔로홈런을 때려낸 뒤 팬들을 향해 양손 엄지손가락을 치켜드는 세리머니를 펼치고 있다. [인천=임현동 기자]

2승2패. 한 경기 남았다. 다시 부산으로 간다.

 롯데는 20일 문학구장에서 열린 SK와의 플레이오프(5전3선승제) 4차전에서 2-0으로 이겼다. 한국시리즈에 나갈 팀은 22일 오후 2시 사직구장에서 열리는 5차전에서 가려진다.

 역시 이대호(29·롯데)였다. 1승 2패로 막판에 몰린 롯데로선 올해 마지막 경기가 될지도 모르는 승부. 그러나 이대호는 경기를 앞두고 “노 프러블럼(No problem)”이라고 했다. 정규시즌 타격왕(0.357) 이대호의 플레이오프 타율은 1할6푼7리(12타수 2안타). 롯데가 진 1, 3차전에서 이대호는 타점을 한 개만 기록했다. 4번 타자 이대호가 부진하니 잔루는 산처럼 쌓여갔다. 하지만 이대호는 “최근 타격 부진으로 언론 등에서 많이 혼났다”면서 “이것도 다 관심 아니겠는가. 한두 번 겪은 일이 아니다. 나는 괜찮다. 아무 문제 없다”고 했다.

 그의 말대로 “노 프러블럼”이었다. 롯데가 1-0 살얼음판 리드를 지키던 6회 초. 이대호가 세 번째 타석에 섰다. 앞선 두 타석에선 범타로 물러났다. 하지만 2회 초 첫 타석에서 SK 선발 윤희상에게 친 우익수 플라이 타구의 질은 좋았다. 세 번째 타석에서 만난 상대는 구원투수 이영욱. 올해 이대호는 이영욱을 상대로 8타수 2안타로 열세였다. 이영욱은 한때 ‘롯데 킬러’라는 별명으로 통했다.

 볼카운트 1-1에서 이영욱의 커브가 바깥쪽으로 휘어졌다. 스트라이크존에 걸쳤지만 높았다. 이대호는 손목에 힘을 주고, 그대로 잡아당겼다. 이대호의 스윙은 공을 낚아채는 듯했다. 타구는 쭉쭉 뻗어나갔다. 비거리 115m짜리 1점 홈런.

 롯데 마운드엔 왼손 에이스 장원준이 구원투수로 올라 있었다. 1-0과 2-0의 차이는 컸다. 롯데는 이 스코어를 끝까지 지켜냈다. 장원준은 4이닝 동안 삼진 다섯 개를 잡고 안타는 한 개만 내주는 눈부신 투구로 SK 타선을 압도해 승리투수가 됐다. 9회 등판한 마무리 김사율은 2사 뒤 박재상과 최정에게 각각 2루타와 볼넷을 내줬으나 박정권을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플레이오프에서 팀의 2승을 모두 지켜냈다.

경기를 앞두고 양승호 롯데 감독은 ‘키 플레이어’를 묻는 질문에 즉각 “이대호다. 이대호가 쳐야 한다. 칠 수 있는 타자다”라고 했다. 확실히 롯데엔 4번 타자 이대호가 있었다.

인천=최민규 기자
사진=임현동 기자

양팀 감독의 말

▶양승호 롯데 감독

선발 부첵을 일찍 내린 건 투구 수 50개가 넘어가면 장타를 맞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주자가 있든 없든 4회 말 박정권 타석 때 장원준으로 교체하려 했다. 장원준이 너무 잘 던져 경기가 쉽게 풀렸다. 장원준은 5차전에도 나올 수 있다. 한 타자 정도는 상대할 수 있다.

▶이만수 SK 감독대행

선발 윤희상이 잘 던지다 5회 초 홈에서 달려오는 롯데 조성환과 부딪치면서 오른손 검지가 안 좋아졌다. 원래는 6회까지 던지게 하려 했지만 그 부상으로 포크볼이 제대로 안 떨어져 바꿨다. 이영욱이 이대호에게 맞은 홈런이 약간 아쉽다. 강타자에게 느린 공은 금물이다. 5차전 선발은 김광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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