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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만나는 자유

중앙일보

입력

나에겐 나만의 비밀이 있었다....

17세의 수잔나 케이슨(위노나 라이더 분). 다량의 수면제 복용으로 응급실에 실려간 후 자살 미수로 판정, 정신과 의사의 상담을 받게 된다. 그녀는 끝까지 자신의 자살 기도를 부인하지만, '인격경계 혼란장애'라는 병명으로 '클레이 무어' 정신 요양원에 입원하게 된다.

사람들은 누구나 비밀을 품고 산다...

요양원에서 수잔나가 만나게 되는 여러 사람들.
수잔나를 환자답지 않게 대해주는 유일한 사람,간호사 발레리(우피 골드버그 분).일명 'Daddy's Girl'이라 불리는 데이지(브리트니 머피 분), 얼굴 화상으로 흉한 외모를 갖게 된 폴리(엘리자베스 모스 분), 그리고 떠남과 돌아옴을 반복하며 끝내 요양원을 떠나지 못하는 리사(안젤리나 졸리 분).

묘한 동질감으로 가까워진 수잔나와 리사는 함께 요양원을 탈출하기도 하고, 친구의 자살을 경험하기도 하는 등, 둘만의 특별한 비밀 이야기를 시작하는데...

[리뷰]...정명진 기자

열일곱 살인 수잔나 케이선(위노나 라이더)은 자신이 사회와는 어딘가 맞지 않는다고 느낀다. 왠지 슬프고 우울하기만 하다.

그러던 어느날 두통을 가라 앉히려고 아스피린을 삼켰는데 양이 너무 많아 응급실로 실려고 자살 미수로 몰린다. 본인의 뜻과는 관계없이 정신병원 의사의 상담에 맡겨지고 결국 요양원에 수용된다.

수잔나는 그 곳에서 다양한 인물들을 만난다. 아버지에게 폭행 당한 악몽을 안고 사는 데이지(브리트니 머피), 엄마의 학대로 얼굴에 화상을 입은 폴리(엘리자베스 모스), 끊임없이 탈출을 꾀하면서도 매번 요양원으로 되돌아오는 리사(안젤리나 졸리)…. 깊은 상처를 지닌 소녀들은 한결같이 어딘가 모자란 듯하다.

그러나 바깥 세계와 맞설 때면 그들 사이에는 공감대가 형성되고 강하게 단결한다.

케이선은 요양원에서 소녀들에게 닥치는 사건들을 통해 자신의 모습을 직시하면서 자신이 성장한 환경에 새롭게 눈을 뜨고 자신의 존재에도 진한 애정을 느낀다.

이 영화로 올해 아카데미 여우 조연상을 수상한 안젤리나 졸리의 반항아 연기도 훌륭하지만 과장된 몸짓 없이도 내면의 슬픔과 울분을 자연스럽게 드러내는 위노나 라이더의 연기도 그에 못지 않다.

수잔나 케이선의 자전적 소설이 원작. 제임스 맨골드 감독. 원제 Girl, interrupted. 18세 이상 관람가. 24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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