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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산업활동 동향] 경기 일단 진정세로

중앙일보

입력

생산.소비.투자 등 주요 경기지표의 상승속도가 올들어 계속 둔화되고 있다.

이에 따라 경기 과열 우려를 씻고 경제가 안정 성장국면으로 연착륙하게 될 것이란 기대가 높아졌지만, 최근 현대사태와 금융구조조정에 따른 자금경색 등을 감안할 때 자칫 침체국면으로 빠져드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 진정된 경기상승세〓통계청이 30일 내놓은 4월 중 산업활동 동향에 따르면 생산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6.7% 늘어나 1월(28.1%) 이후 증가율이 3개월째 낮아졌다.

소비를 보여주는 도소매판매 증가율도 11.4%로 1월(16.6%) 이후 계속 둔해지고 있다. 제조업 평균가동률도 전월의 79.8%에서 76.4%로 크게 떨어졌다.

설비투자는 정보통신 분야를 중심으로 활기를 지속해 40.7%의 높은 증가세를 보였지만, 전월(50.8%)에 비해선 한풀 꺾였다. 건설수주도 공공부문의 발주가 줄어 4.4% 감소했다.

1년 뒤 경기를 예측케 하는 선행종합지수(전년 동월비)는 8.2% 오르는 데 그쳐 지난해 10월(20.9%) 이후 6개월째 상승률이 낮아졌다.

◇ 경(硬)착륙 우려는 없나〓전문가들은 경기과열 우려는 해소된 것으로 분석되지만, 이제 경기가 지나치게 나빠지는 경착륙 가능성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진단한다.

박화수(朴華洙) 통계청 경제통계국장은 "지난 4월에는 총선과 자동차 3사의 파업 등으로 조업일수가 줄어 경기지표들이 더 위축됐다" 며 "이들 특수요인을 제외할 경우 제조업가동률은 79% 수준으로 여전히 견실한 상황" 이라고 설명했다.

권오규(權五奎) 재경부 경제정책국장은 "일단 경기는 과열 우려에서 벗어나 연착륙 기대를 높이고 있다" 면서 "그러나 정부는 경착륙에도 대비해 경제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고 밝혔다.

權국장은 앞으로 ▶현대사태 등에 따른 자금경색 정도▶증시 회복 여부▶노사문제 등이 관건이라고 말했다.

홍순영(洪淳英) 삼성경제연구소 연구위원은 "과거 경기정점 때 제조업가동률이 82~84% 정도였던 점을 감안할 때 아직 경기하강을 걱정할 상황은 아닌 것 같다" 며 "그러나 금융시장이 조속히 안정을 되찾지 않으면 실물경제에도 악영향을 끼칠 것" 이라고 우려했다.

조동철(曺東徹) 한국개발연구원(KDI)연구위원도 "경기가 진정돼 물가와 국제수지에 대한 불안을 덜게 됐다" 고 진단하고 "장기 안정성장을 위해선 금융.기업구조조정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 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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