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핸드볼협회, 감독 경질 문제로 격론

중앙일보

입력

한국여자핸드볼대표팀이 2000년 시드니올림픽 본선 4개월을 앞두고 감독 경질 문제로 발목이 잡혔다.

신임 김동건 대한핸드볼협회 회장이 18일 취임 후 처음 가진 이사회에서 올림픽상위 입상을 위해서는 고병훈 여자대표팀 감독의 교체가 불가피하다는 발언이 있은뒤 협회는 19일 상임이사회를 개최해 이 문제에 대해 격론을 벌였다.

현재의 전력과 코칭 스태프의 지도력으로서는 올림픽 상위 입상이 불가능하다는쪽과 올림픽이 얼마남지 않은 상태에서 코칭 스태프 교체는 전력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쪽이 팽팽하게 맞선 가운데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김동건 회장의 발언으로 표면화 되기는 했지만 감독 교체 문제는 핸드볼계 내부에서도 제기돼 왔다.

여자대표팀은 지난 해 12월 노르웨이에서 열린 세계여자핸드볼선수권 16강에서탈락, 상위 5개팀에 주어지는 올림픽 본선 티켓을 놓쳤다.

당시 고병훈 감독은 강호 노르웨이와의 대결을 피하기 위해 조예선에서 베스트멤버를 기용하지 않고 조 2위로 16강에 올랐다가 복병 마케도니아에 패해 자충수를두었다는 따가운 눈총을 받았다.

다행히 여자대표팀은 지난 1월 일본에서 열린 제9회 아시아선수권 대회에서 우승, 올림픽 5회 연속 출전이라는 위업을 달성했지만 한 수 아래로 평가되던 중국에도 31-29로 간신히 이겨 올림픽 상위 입상에 불안감을 드러냈다.

그러나 핸드볼인들의 정작 걱정은 감독의 거취 문제가 조속히 매듭지어지지 않고 장기화 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는 데 있다.

19일 열린 상임이사회의에서 4시간이 넘는 격론 끝에 감독 경질 여부를 결정하지 못한데다 감독이 경질된다하더라도 마땅한 후임자가 없다는 것이 협회의 고민이다.

더욱이 협회는 지난 해 12월부터 제기돼 온 공금 유용 의혹도 마무리하지 못한채 사무국 직원의 사표만 받아 놓아 자칫하면 행정 업무마저 마비될 위기에 놓였다.

3개월간의 회장직 공석 뒤 김동건 회장이 취임하면서 정상을 찾는 듯 했던 핸드볼협회가 이같은 내부 문제에 휩싸이면서 싸우기도 전에 패하는 것이 아니냐는 핸드볼인들의 우려가 높아가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최태용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