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수술로 치아변화 예측 … 치료기간도 1년으로 줄여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생긴 대로 산다? 아니다. 주걱턱·무턱 얼굴을 바로잡는 양악수술의 발전이 눈부시다. 사각턱·광대뼈의 얼굴선을 갸름한 ‘V’라인으로 다듬는 안면윤곽술도 있다. 들쭉날쭉 모가 난 얼굴을 매끄럽게 만들려면 의료진의 섬세한 손기술과 노하우가 가장 중요하다. 국내 첫 얼굴뼈 성형 전문병원인 아이디병원은 많은 수술 경험과 환자 안전을 우선한 진료시스템을 갖추며 국내 얼굴 성형 트렌드를 이끌고 있다.

아이디병원 박상훈 병원장이 주걱턱 환자에게 양악수술을 하고 있다. [아이디병원 제공]

양악수술 과정 획기적으로 단축

아이디병원은 ‘오직 하나, 얼굴뼈만을 생각합니다’라는 모토로 2004년 개원했다. 최근까지 약 1만 건의 얼굴뼈 성형수술을 진행했다. 몇 년 전만 해도 양악수술을 받는 환자는 ‘치아교정→수술→치아교정’의 3단계를 거쳐야 했다. 치료기간도 2~3년으로 길었다. 아이디병원은 양악수술의 3단계 공식을 깨고 2단계 시스템으로 간소화했다. ‘선 양악수술 후 치아교정’을 국내 처음으로 도입한 것이다.

박상훈(사진) 원장은 “얼굴 전용 컴퓨터촬영기(3D-CT)와 얼굴뼈 분석시스템(V-chep) 등 첨단 진단장비를 이용한 가상수술로 가능해졌다”며 “치료기간도 1년 미만으로 단축했다”고 설명했다.

가상수술은 치아교정을 미리 하지 않아도 치아 변화를 정확히 예측할 수 있어 수술의 정확성을 높인다. 선수술 후교정 양약수술은 치료시간이 부족한 환자에게 적합하다. 박 병원장은 지난 3월 이 수술법을 치아교정 분야 국제학회인 ‘제3회 William H. Bell Lectureship’에서 발표했다.

아이디병원은 환자의 치료 부담을 덜기 위해 ‘노타이(no-tie) 양악수술’을 적용한다. 이 치료법은 양악수술 후 윗니와 아랫니를 고무줄로 묶어두는 악간고정 절차를 생략했다.

일반 양악수술은 악간고정 과정이 필요하다. 일반적인 양악수술은 잘라낸 턱뼈를 제자리에 고정하고 잘 아물도록 윗니와 아랫니를 2~4주간 묶는다. 박 원장은 “악간고정은 입을 벌리지 못하고 호흡이 불편해 비염 환자의 약 90%는 양악수술을 포기한다”며 “초정밀 턱관절 등록시스템을 도입해 턱뼈를 정확하게 잘라내고 다시 접합하기 때문에 노타이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T절골술’로 자연스러운 ‘V’라인 만들어

아이디병원은 사각턱·광대뼈 얼굴을 ‘V’라인으로 다듬는 안면윤곽수술에도 차별화된 수술을 도입했다.

박 원장은 “흔히 성형외과에서 V라인을 만들기 위해 시행하는 일명 ‘돌려 깎기’는 한 번에 턱뼈를 자르다 보니 만족할 만한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며 “신경손상의 위험도 높다”고 말했다.

아이디병원은 안면윤곽술에 ‘T절골술’을 접목했다. 이 수술은 나무 밑동을 잘라내듯 아래턱 끝 부분을 가로로 자른다. 잘라낸 턱을 세 토막(T절골) 내서 가운데 부분은 버린다. 그리고 좌우 양쪽 뼈를 가운데로 모아 붙이고 모양을 다듬어 고정한다.

T절골술은 턱선을 유지하면서 자연스럽고 갸름한 V라인을 만들 수 있다. 경미한 주걱턱과 무턱, 턱비대칭에 적용한다.

절개범위가 작아 수술시간이 짧고, 출혈이 적다. 오전에 수술하면 당일 퇴원이 가능하고, 수술 3~4일 후 일상생활이 가능하다. 아이디병원은 이 수술법을 대한성형외과학회와 미국성형외과학회지에 발표했다.

이 병원은 대학병원 수준의 안전한 진료시스템을 구축했다. 건물 전체가 무정전 시스템과 무균 에어샤워시스템까지 갖췄다. 24시간 환자의 상태를 관찰할 수 있는 집중치료실도 있다.

특히 환자 응급사태에 대비해 긴급수혈을 할 수 있는 혈액은행을 두고 있다. 경험이 풍부한 의사가 수술하면 과다출혈이 발생할 확률은 1만분의 1로 희박하지만 만약의 사태에 대비했다. 제세동기·광삽관 시스템·호기이산화탄소측정시스템 등 안전장비도 구비했다.

황운하 기자

아이디병원

● 규모 : 지상 5층, 지하 2층에 30 병상. 성형외과·구강악안면외과·교정과·마취과 등 전문의 18명

● 수술 건수 : 양악수술 3000건 등 1만여 건의 얼굴뼈 수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