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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 마라톤 2시간 벽, 3분38초 남았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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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0면

제38회 베를린 마라톤 남녀 우승자인 패트릭 마카우(케냐·왼쪽)와 플로렌스 키플라갓(케냐)이 나란히 맥주를 마시는 우승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베를린 로이터=뉴시스]

패트릭 마카우(26·케냐)가 결승선을 통과하고 있다. [베를린 로이터=뉴시스]

남자 마라톤 세계 최고기록이 3년 만에 바뀌었다. 이제 두 시간 벽 돌파가 눈앞이다.

 케냐의 패트릭 마카우(26)가 25일(한국시간)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베를린 마라톤 42.195㎞ 풀코스에서 2시간3분38초의 기록으로 우승했다. 하일레 게브르셀라시에(38·에티오피아)가 2008년 베를린 마라톤에서 작성한 세계기록(2시간3분59초)을 21초 앞당긴 새 기록이다. 지난해 로테르담 마라톤에서 우승하며 세운 개인 최고기록(2시간4분48초)을 1분10초나 줄였다.

 폭우 속에 열린 지난해 대회에서도 2시간5분08초로 우승한 마카우는 화창한 날씨 속에 진행된 이날 레이스에서도 자신감을 보였다. 그는 “출발하자마자 몸상태가 좋아 세계기록을 목표로 뛰었다”고 말했다. 그는 경쟁자들을 차례로 따돌리고 마지막 12㎞를 독주한 끝에 완벽한 승리를 거뒀다.

 2006년부터 4년 연속 이 대회를 제패하면서 두 차례 세계기록을 세운 게브르셀라시에는 기권했다. 지난해 11월 뉴욕 마라톤에서도 무릎 부상으로 기권한 게브르셀라시에는 27㎞를 지나면서 양쪽 무릎의 통증을 호소하다 끝내 주저앉았다. 케냐 출신인 스티븐 크웰리오 켐래니(2시간7분55초)와 에드윈 키마이요(2시간9분50초)가 2, 3위에 올랐다. 여자부에서는 케냐의 플로렌스 키플라갓이 2시간19분43초로 우승했다.

 베를린 마라톤 코스는 코스가 평탄하고 표고 차도 적어 ‘세계기록의 산실’로 통한다. 베를린 마라톤 코스에서 남자 세계기록이 작성된 것은 이번이 다섯 번째다. 여자부까지 합하면 세계기록이 총 8차례나 이 코스에서 나왔다.



 하프마라톤에서 역대 4위 기록인 58분52초를 찍는 등 2001년부터 하프마라톤에서 두각을 나타낸 마카우는 지난해부터 42.195㎞ 풀코스에서 잠재력을 발휘했다. 하프마라톤에서 완성한 스피드와 지구력을 풀코스에서도 그대로 발휘, 불과 1년 사이 2시간4분대와 3분대를 잇따라 찍으며 게브르셀라시에의 뒤를 이을 후계자로 자리를 굳혔다.

 마카우는 “마라톤에 새 시대가 열렸다”며 “마라톤 인생에서 최고의 날”이라고 기뻐했다. 그는 “25㎞ 지점을 통과할 때부터 세계기록을 세울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다”며 “신이 도와준다면 내년 런던 올림픽에서 챔피언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김종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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