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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미영과의 약속 지킨 김재수 대장…8000m 14좌 완등 후 초오유 재등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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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8면

산악인 김재수(50·코오롱·왼쪽 큰사진) 대장이 히말라야 초오유(8201m) 등정에 성공했다.

 김 대장이 소속된 코오롱스포츠 챌린지 팀은 23일 “김재수 대장이 이끄는 원정팀이 한국시간으로 23일 오후 1시(현지시간 정오)쯤 초오유 정상에 섰다”고 밝혔다.

 코오롱 측에 따르면 김 대장 일행은 현지시각 새벽 4시쯤(현지시간) 해발 7550m에 설치된 캠프3을 출발, 8시간의 사투 끝에 정상에 섰다. 이날 초오유 정상은 매우 춥고 눈발이 날리는 등 기상 상황이 좋지 않았다고 코오롱 측은 설명했다.

 초오유 등정은 김재수 대장에게 두 가지 의미가 있다. 우선 김 대장은 고인이 된 여성 산악인 고미영(작은사진)씨와의 약속을 지키게 됐다. 고미영의 8000m급 14좌 등반 파트너로 함께 히말라야를 오르던 두 사람은 “8000m급 14좌를 모두 오른 후 함께 초오유를 등정하자”고 약속했다. 그러나 고미영은 지난 2009년 낭가파르바트 등정 성공 후 하산하다 실족사했다. 김 대장은 고인의 영정을 가슴에 품고 초오유 정상에 올랐다.

 또 김 대장은 히말라야 8000m급 14좌 완등에 관한 마음의 빚도 덜게 됐다. 김 대장은 1993년 초오유를 등정했다. 그러나 당시 원정 경비가 부족했던 김 대장은 티베트 정부의 입산허가를 받지않고 혼자 등정에 나섰고 등정 후에는 티베트로 하산하지 않고 네팔 국경을 넘어 내려오는 바람에 산악계 일부에서 그의 초오유 등정에 의문을 품기도 했다.

 그러나 김 대장은 이번 초오유 등정으로 최단 기간 히말라야 8000m급 14좌 완등 기록을 갖게 됐다. 김 대장은 지난 2007년 5월 에베레스트(8848m)에 오른 뒤 이번 초오유까지 4년5개월 만에 14좌를 모두 올랐다. 박영석 대장이 갖고 있는 8년2개월(1993년 5월~2001년 7월)의 최단 기간 완등 기록을 4년 가까이 앞당겼다.

이석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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