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얼굴) 대통령은 2006년 3월 한나라당 박근혜 당시 대표에 대해 “한낱 농담에 불과한 것을 너무 심각하게 받아들인다”고 평가했다고 한다. 그러면서 “어린 나이에 부모님(고 박정희 전 대통령과 고 육영수 여사)을 잃었기 때문인지 유머 감각이 없다”고도 했다.
이 같은 이 대통령의 평가는 폭로 전문 사이트 위키리크스(www.wikileaks.ch)를 통해 22일 드러났다. 당시 서울시장이었던 이 대통령이 알렉산더 버시바우 당시 주한미국대사를 만나 이같이 말했고, 버시바우 대사가 미국 정부에 이를 보고했다는 것이다. 위키리크스는 해킹을 통해 보고서를 빼낸 뒤 공개했다.
버시바우 대사가 당시 미국으로 보낸 보고서는 ‘이명박 시장을 만나다’라는 제목이었다. 그는 이 보고서에 “여당(열린우리당)과 노무현 대통령을 공격하는 데 집중해야 했기 때문에 (이명박 시장은) 박(근혜) 대표에 대한 비판을 아꼈다”라고도 썼다. 당시는 이 대통령이 시장 임기 만료까지 3개월여를 남겨두고 박 전 대표와 대선후보 경쟁을 본격화하던 시기다.
한편 이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이라크의 후세인 대통령을 잘 안다”고 했다고 한다. 또 “노무현 대통령이 대선용으로 북한과 회담에 나설 것”이라고 예상도 했다.
남궁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