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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비메탈 디아블로 음반 미 ·일· 한 동시 발매

중앙일보

입력

국내에서 데뷔음반을 선보이는 무명의 헤비메탈 밴드가 국내 출반과 동시에 미국과 일본에서도 싱글 앨범을 함께 선보인다.

우리 가요계에선 처음 있는 일이다. 댄스와 발라드 장르에 집중돼 성장한 국내 가요시장에서 클럽을 전전하며 실력을 키워 온 메탈밴드가 처음부터 해외무대에 도전장을 던진다는 점에서 주목을 끈다.

디아블로는 1993년 9월 결성돼 6년 넘게 탄탄한 팀워크로 실력을 다져온 4인조 그룹. 다른 밴드와 함께 낸 옴니버스 앨범 〈정당방위〉 (98년)와 산울림 트리뷰트 앨범(99년)에 참여한 것이 음반 경력의 전부다.

그러나 이들 음악에 관심을 가져온 국내외 음반사 관계자들의 후원에 힘입어 해외 진출의 빛을 보게 됐다.

이번 음반을 준비하는 데 걸린 시간은 1년. 음반을 내기로 작정한 이들은 클럽에서의 연주활동을 접고 EMI뮤직 퍼블리싱 코리아의 수석 프로듀서인 장화영 감독과 함께 음반준비 작업에 매달려 왔다.

이들의 음악은 깨끗하고 명확한 기타 리프와 상당히 빠르고 집중된 사운드를 들려 주는 스래시 메탈을 기본으로 하면서 랩이 가미된 하드코어 스타일도 과감히 수용했다.

이번 음반엔 보너스 트랙으로 수록된 리메이크곡 '고래사냥' 을 포함해 모두 11곡을 담았다.

준비는 한국에서 했지만 녹음은 일본에서 마쳤다.

일본의 하드록 계열 매니지먼트사 하울링 불(Howling Bull)이 일본과 미국에서 프로모션을 맡기로 했다.

하울링 불은 미국 밴드인 슬레이어를 비롯, 일본의 유나이티드.애브노멀스.디비이에이트 등 다수의 하드록.메탈밴드가 소속된 회사로 샌프란시스코에도 지사가 있다.

"처음으로 갖게 된 우리들의 음반이 해외에도 소개된다고 생각하니 책임감이 무겁게 느껴져요. " 설렘과 긴장을 감추지 못하는 표정이다.

음반도 음반이지만 정작 국내 음악팬들에게 어떻게 다가갈 것인가를 놓고 고민하던 이들은 '무료 프로모션 공연' 을 돌파구로 삼기로 했다.

인터넷 록동호회 회원들을 중심으로 하루 3백33명씩 초청해 5~7일 3일간 대학로 SH클럽에서 공연을 가졌다.

"라이브를 통해 평가받겠다" 는 이들의 강력한 의지의 표현이다.

"한국에서 이제 록은 죽었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많아요. 록은 죽지 않았어요. 그것을 죽이려는 문화풍토가 문제죠. 록이 살아있다는 걸 분명히 보여드리겠어요. "

데뷔 음반인데도 욕심만큼 아쉬움도 커 벌써 2집의 완성도를 고민하고 있다는 그들. 디아블로가 국내 록의 지형도를 어떻게 바꿔나갈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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