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가 중국을 앞서는 날, 올 수 있다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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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5호 20면

중국이 독주하고 있다. 경쟁자들인 미국·유럽·일본이 힘을 못 쓰는 사이 아시아의 최강대국인 중국은 상반기 9.5% 경제성장률을 기록했다. 아시아의 신흥 강대국 인도는 어떤가. 2분기 7.7%의 경제성장을 이뤘는데도 중국에 밀려 관심을 못 받는다.

증시 고수에게 듣는다

인도 뭄바이에 가보자. 인도인들의 대화 주제는 오직 ‘어떻게 하면 중국을 따라잡을 수 있을까’다. 반면 많은 중국 기업인들은 중국 경제가 인도 경제와 공통점이 많다는 의견을 들으면 기분 나빠한다.

하지만 중국 기업인들은 언젠가 그 의견을 묵살한 일을 후회할 것이다. 첫째, 지금은 승승장구하는 중국이지만 향후 5년 내에 구조적인 장애물에 맞닥뜨릴 수 있다. 그렇다고 중국의 현재 시스템이 무너질 거라고 단정할 순 없다. 다만 금융위기를 피했던 개발도상국은 단 한 곳도 없었다는 사실은 알아야 한다.

중국 정부는 3조 달러의 외화를 보유하고 있다. 경제에 대한 통제력도 강하다. 하지만 인플레이션·공해·농민공 문제 등 아직 해결 못한 과제가 있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이 별 문제 없이 매년 10% 가까운 성장을 할 수 있을까. 악화되는 글로벌 경제를 보면 상황은 썩 우호적이지 않다.

둘째, 중국은 인도와 공통된 문제를 겪게 될 것이다. 빈부 격차, 부패, 자산가치 거품, 지역 불균형, 환경 파괴, 남성 우위의 성비 불균형 문제 등이 바로 그것이다. 물론 차이는 있다.

중국과 인도는 국제 사회에서 원하는 지위가 다르다. 인도인들은 경제 성장과 민주화를 빠르게 이루고 있는데, 국제 무대에서 제 평가를 못 받는다고 불만을 털어놓는다. 반면 중국인들은 선진국이 개발도상국에 너무 많을 걸 요구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정작 자신들은 국제사회에서 더 큰 목소리를 내고 싶어한다.

두 나라 경제도 대조적이다. 중국은 도로·항구·발전소 등 인프라 구축에서 앞서 나가고 있다. 반면 인도는 글로벌 기업, 혁신 제품, 세계적인 기업인을 중국보다 더 많이 탄생시켰다.

지금 이 순간 돈을 끌어들이는 자석은 명백히 중국이다. 줄리어스베어은행은 2015년께 중국의 백만장자 숫자가 일본을 제외한 아시아 10개 주요국 부자들의 절반 수준이 될 거라고 예상했다.

그런데 미국의 민간 연구기관인 랜드코퍼레이션이 낸 최신 보고서는 시각이 다르다. 이 보고서는 2025년이 되면 중국과 인도 중 어느 쪽도 확실한 비교우위를 갖지 못한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도 경쟁에서 인도의 강점은 증가하는 취업연령 인구와 열린 정치·경제 체제라고 평가했다.

인도는 전국적 반부패 운동 등 사회 주요 부문의 개혁을 단행 중이다. 체탄 아햐(Chetan Ahya) 모건스탠리 이코노미스트는 “인도는 오늘날 가장 촉망 받는 구조적 성장 스토리가 있는 곳”이라고 말했다.

중국이 경제 성장을 위한 새로운 공식을 생각해냈는지, 그래서 추락을 피할 수 있는지는 아무도 모른다. 확실한 건 우리가 안다고 생각하는 아시아의 모습은 몇 년 안에 완전히 뒤집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런 측면에서 ‘중국 대 인도’는 적절한 비교 사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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