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인혐의 미군 매카시 상병 검거

중앙일보

입력

술집 여종업원을 살해한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던 미군 사병이 첫 재판을 2시간여 앞두고 미군 기지에서 탈주했다가 8시간만에 붙잡혔다.

28일 오전 8시50분쯤 미 2사단 소속 크리스토퍼 매카시 (22)
상병이 서울 미8군 용산기지의 법무감실내 회의실에서 방충망을 뜯고 도주했다.

매카시상병은 이날 8시45분쯤 변호인 접견을 마친 후 미군 호송병이 없는 틈을 타 회의실 문을 안에서 잠근 뒤 가로 80cm, 세로 80cm의 방충망을 뜯고 빠져나갔다.

미군측은 "당시 매카시상병은 미군 전투복 차림에 비무장이었다" 고 밝혔다.

매카시 상병은 오전 11시 서울지법에서 열리는 1차 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평택 험프리기지 헌병구치소에서 이송돼 오전 8시20분쯤 법무감실에 도착했었다.

미군 당국과 경찰은 용산기지 일대에서 검문검색을 벌여 이날 오후 5시10분쯤 용산역 근처 의류상가를 배회하는 매카시상병을 검거했다.

매카시상병은 지난 2월19일 오후 11시쯤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 N주점에서 여종업원 金모 (31)
씨를 목졸라 숨지게 한 혐의로 지난달 28일 한국 검찰에 의해 불구속기소됐다.

당시 우리 검찰은 매카시상병의 신병 인도를 요청했으나 미군측은 '법원의 최종 판결이 나오기 전까지 신병은 미군측에서 확보한다' 는 한미행정협정 (SOFA)
규정을 들어 신병 인도를 거부했다.

한편 '주한미군범죄근절운동본부' 와 '불평등한 SOFA개정국민행동' 등 시민단체들은 이날 성명을 내고 "한.미 양국은 조속히 행정협정을 개정해야 한다" 고 촉구했다.

채병건 기자 <mfemc@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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