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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과 추억] 정재훈 전 문화재관리국장 별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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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1면

제2대 문화재관리국장을 지낸 정재훈(사진) 한국전통문화학교 석좌교수가 29일 자정께 간암 합병증으로 타계했다. 73세.

 공직생활 대부분을 문화재 분야에 투신한 그는 우리나라 문화재 행정 50년 역사의 근간을 마련한 관료로 평가된다. 고인은 본지에 연재 중인 ‘문화유산 파이오니어-민족 정체성 찾기 50년’ 인터뷰 시리즈의 첫 회 인물로 소개됐다.

<본지>5월 10일자 22면>

 그 무렵엔 지난해 발병한 대장암을 극복하고 건강한 모습으로 마지막 인터뷰에 응했지만 암세포가 간으로 전이돼 석 달간 입원 치료를 받다 세상을 떠났다.

 1938년 경남 진주에서 태어난 고인은 57년 진주사범학교를 졸업하고 64년 단국대 상대를 졸업한 뒤 문화재관리국에 들어갔다. 경주사적관리사무소장으로서 70년대 경주관광개발계획 실무를 맡았고, 86년부터 93년까지 문화재관리국장을 역임했다.

 관료로서만이 아니라 전통 조경의 연구자로도 한 획을 그었다. 경주 안압지를 발굴할 당시 조경 연구자가 없어 손수 ‘안압지의 조경학적 고찰’을 쓰면서 전통 조경 연구를 개척했다. 문화재관리국장 재직 당시에는 궁궐의 일본식 조경 잔재를 없애는 작업을 의욕적으로 추진했다. 경복궁의 심장에 자리잡고 있던 조선총독부 건물을 철거하고 30경비단을 철수시키도록 추진한 것도 그였다. 보관문화훈장·홍조근정훈장을 받았다.

 저서로는 『한국전통조경』 『소쇄원』 등이 있다. 유족은 부인과 2남 1녀가 있다. 빈소는 서울대병원 장례식장 12호실. 발인은 다음달 1일 오전 6시. 02-2072-2033.

이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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