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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들이 웃으며 홀로 설 수 있는 그날까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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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29일 서울 노암갤러리에서 열린 희망가게 100호점 오픈 기념식에는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대표이사(맨 왼쪽) 등이 참석해 성공을 기원했다. [사진=아모레퍼시픽 제공]

“제 가게를 갖게 되다니 믿어지지 않아요. 이대로만 운영하면 대출금 갚는 건 걱정 없을 것 같아요.” 수화기 너머 김현주(31·여·가명)씨의 목소리에는 흥분이 남아 있었다. 지난 6월 광주 남구에 문을 연 ‘희망가게’ 102호 사장님이다. 김씨의 희망가게는 책이나 홍보물을 편집·디자인해주는 1인 기업이다.

김씨는 28세 되던 해에 혼자 딸을 낳았다. ‘미혼모’에 대한 이웃들의 시선이 부담스러워 친정에서 멀리 떨어진 광주로 이사했다. “편집·디자인 회사를 다녔는데 야근이 잦아서 혼자 딸 아이를 키우기가 버거웠어요. 직접 사업을 해보고 싶었는데 마침 인터넷을 통해 희망가게를 알게 됐죠.”

희망가게는 아름다운재단이 운영하는 ‘마이크로 크레디트(무담보 소액대출)’사업이다. 저소득 여성가장들이 음식점·미장원·매점 등을 직접 열 수 있게 돕는다. 창업지원자금은 ㈜아모레퍼시픽 고(故) 서성환 회장의 유산으로 조성된 ‘아름다운세상기금’이 기반이다. 최대 4000만원까지 빌려주며, 연이율 2% 이내로 5년 동안 반환하면 된다. 2004년 1호점을 시작으로 지금까지 107곳이 문을 열었다. 이 중 80%가 계속 운영되고 있고, 2010년도 평균 대출금 상환율은 84%였다.

6월 29일 서울 인사동 노암갤러리에서 열린 희망가게 100호점 오픈 기념식에는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대표와 박상증 아름다운재단 이사장도 함께 했다. 이날 사진작가 조선희(39·경일대 부교수)씨의 스토리화보 ‘희망가게, 두 개의 상(像)’도 공개됐다. 조씨가 4월부터 두 달여 간 여성가장 29명과 그 일터의 도구들을 담은 작품들이다. 기념식과 사진전 역시 아모레퍼시픽이 후원했다.

서울 중랑구 면목동에 둥지를 튼 101호점의 창업 사연은 좀더 특별하다. 지원금을 아모레퍼시픽 임직원들이 직접 모았기 때문이다. 1512명이 한 달 동안 5200여만원을 모았다. 김한빛(29·영업팀)씨는 “우리가 누군가를 봉제공장의 멋진 여사장님으로 직접 만들어 드렸다는 게 정말 뿌듯하다”고 말했다.

아모레퍼시픽의 사회공헌활동은 이처럼 여성에게 초점이 맞춰져 있다. ‘인류를 아름답게 사회를 풍요롭게’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여성들의 자립이나 건강을 위한 다양한 나눔활동을 펼치고 있다. 2000년 9월 한국유방건강재단을 설립한 게 대표적인 예다. 2001년부터 시작된 핑크리본사랑마라톤은 올해로 벌써 11회째다. 서울·대전·대구·광주·부산 전국 5개 도시에서 10월 9일 동시에 열린다. 1만원의 참가비는 모두 한국유방건강재단에 기부된다. 지난 10년간 총 16만명이 참가, 15억원이 재단에 전달됐다. 참가 신청은 핑크리본캠페인 공식 홈페이지(www.pinkcampaign.com)를 통해 할 수 있다.

윤새별 행복동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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