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말 바루기] 졸립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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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5면

우리나라 축구 선수들이 해외에 많이 진출했다. 축구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줄을 잇는 중계방송을 보는 데 푹 빠져 밤 깊어가는 줄 모를 것이다. 그러나 다음 날 부작용이 있다. ‘졸음’이다. 졸음과 관련해 틀리기 쉬운 표현을 알아보자.

 ㄱ. “감기약을 먹었더니 졸립다.”

 ㄴ. “며칠 숙제 때문에 늦게 잤더니 졸리다.”

 ㄷ. “너무 졸리워서 눈을 뜨고 있을 수 없어.”

 ㄹ. “그는 졸리운 눈으로 나를 쳐다봤다.”

 ‘졸리다’와 ‘졸립다’가 모두 맞는 표현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졸리다’만 바르다. ‘졸립다’는 복수표준어로 인정되지 않는다. ‘졸리다’는 ‘졸려, 졸리니, 졸린, 졸려서’로 활용하고, ‘졸립다’는 ㅂ불규칙 활용이 적용돼 ‘졸리워, 졸리우니, 졸리운, 졸리워서’처럼 변화할 것이다. 그러나 ‘졸립다’가 틀린 말이므로 ㄱ 은 물론 기본형을 활용한 ㄷ, ㄹ도 잘못이다. ㄴ의 경우는 ‘졸리다’가 동사이므로 현재의 일을 나타낼 때는 ‘졸린다’로 써야 한다. ‘나는 지금 밥을 먹다’가 아니라 ‘나는 지금 밥을 먹는다’가 바른 것과 같다.

김형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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