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말기암 고치는 한의사’ 최원철 교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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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동경희대 한방병원 한방암센터 최원철 교수가 말기암 치료 16년의 도전과 시련을 담은 책 ‘최원철 박사의 고치는 암’을 소개했다.

국내 암환자 70만 명 시대다. 관련 정보에 대한 욕구도 높다. 최근 출판된 『최원철 박사의 고치는 암』(펴낸 곳 판미동)은 1쇄 2만 부가 한 달도 안 돼 모두 나갔다. 2쇄를 찍고 있다.

 이 책에 대한 관심의 이면에는 ‘말기암도 고칠 수 있을까’라는 기대심리가 깔려 있다. 저자 강동경희대 한방병원 한방암센터 최원철(48) 교수(한방병원 부원장)에겐 ‘4기암을 치료하는 한의사’라는 수식어가 따라다닌다. 이 꼬리표 뒤엔 그가 개발한 한방 항암제 ‘넥시아(NEXIA)’가 있다.

 넥시아가 탄생하고 최 교수가 오늘의 자리에 서기까지 그 길은 험난했다. ‘암 바로 보기’, ‘한의학이 보는 암’, ‘한방 암 치료와 넥시아’ 총 3부로 구성된 책에는 말기암 치료 16년의 도전과 시련, 성공 스토리를 담았다.

 최 교수는 “사람들은 새로운 게 소개되면 반신반의한다. 한방 암 치료에 대한 진실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출간 이유를 밝혔다.

 최 교수는 양방에서 치료가 힘들거나 포기한 3기, 4기 암환자를 넥시아로 치료한다. 넥시아는 한방에서 오래전부터 사용해온 암 치료제 ‘이성환(옻나무 추출물)’을 캡슐 형태로 만든 항암제다. 최 교수는 “넥시아는 암이 혈관을 만들어 뻗어나가고, 암을 감싸고 있는 막이 용해돼 암세포가 퍼지는 것을 막는다”고 설명했다.

 최 교수에 따르면 1997년부터 2006년까지 넥시아를 처방받은 216명의 암환자 중 114명이 5년 이상 생존했다. 216명 중 52명은 13년 이상 생존해 있다.

 4기암은 치료가 어렵고 환자의 대다수가 6~8개월 내 숨진다는 상식을 뒤집어서일까. 의학계는 최 교수를 반기지 않았다. 암 치료가 언급될 때마다 최 교수는 논쟁의 중심에 서 있었다. 세 번의 검찰 고발, 100여 차례의 소환 조치를 받았다. 최 교수는 지난해 이 같은 논란을 잠재웠다.

 넥시아를 복용한 50대 신장암 4기 환자 2명의 암이 완전히 사라진 상태로 40개월 이상 생존한 사례를 유럽암의사회 학술지인 ‘종양학 연보(Annals of Oncology)’에 게재했다. 최 교수는 현재까지 104편의 관련 논문을 발표했고, 이 중 과학기술논문 인용색인(SCI)급 학술지에 소개된 논문이 10편이다.

 하지만 최 교수는 넥시아를 치켜세우지 않았다. “넥시아는 암환자를 치료하는 방문을 열어주는 열쇠일 뿐이다. 암 치료는 환자와 가족의 몫이 70%다. 결국 의사·환자·가족이 의기투합해야 암을 치료할 수 있다.”

 최 교수의 환자는 넥시아를 보고 그를 찾는다. 하지만 그는 환자의 응어리와 공포심을 덜어주는 데 많은 시간을 할애한다. 최 교수는 “진료 경험상 암에 걸린 사람은 대부분 마음에 응어리가 있다. 응어리가 풀리지 않으면 계속 스트레스를 받고 치료 결과도 안 좋다”고 설명했다. 그는 “암환자는 암보다 암에 대한 공포로 죽어간다”고 덧붙였다.

 최 교수는 해박한 지식과 유머를 바탕으로 암과 사투를 벌이고 있는 환자의 입가에 미소를 만든다. 그의 진료실에선 환자의 웃음이 끊이질 않는다. “4기암인데도 장기 생존하는 환자는 응어리를 풀고 긍정적으로 현실을 받아들이는 분들입니다.”

황운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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