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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씨 이름난 작가 김성동 … 데뷔 33년만에 첫 서예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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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문즉인(文卽人)이요 문기서심(文氣書心)이라. 글은 곧 사람이라, 글은 곧 기요 글씨는 곧 마음이니, 그 기를 똑고르게 모으고 그 마음을 올바르게 다스릴 수 있는 사람만이 올바르게 글을 짓고 또 글씨를 쓸 수 있나니….”

 소설가 김성동(64)씨가 2003년 직접 쓰고 주석을 단 『김성동 천자문』 서문 말미다. 그는 “할아버지 앞에 두 무릎 꿇고 배우던 52년 전, 놋재떨이에 떨어지던 할아버지의 장죽(長竹) 소리 상기도 귓전에 맴돕니다”라며 위와 같이 오래 전 할아버지의 말씀을 인용했다. 그래서일까, 소설가로 데뷔한 지 33년 만에 비로소 첫 서예전을 연 것은.

 어려서 한학을 공부하며 자란 김씨는 다섯 살 때부터 조부 곁에서 붓을 잡았다고 했다. 78년 ‘한국문학’ 신인상에 ‘만다라’가 당선되면서 등단한 그는 최근 독립운동가들의 이야기를 담은 『현대사 아리랑』을 펴냈다.

 그의 글씨는 문화계에 이미 정평이 나 있다. KBS ‘진품명품’의 김영복 서예부문 감정위원은 “김씨의 글씨는 퇴계(退溪) 이황, 석봉(石峯) 한호, 추사(秋史) 김정희 등 선인들의 맥을 잇고 우리 글씨의 개성을 그대로 보여준다. ‘글씨가 그 사람 같다’(書如其人)는 옛말대로 서예가가 가지는 완벽성과 문인의 가치는 날렵해 보이고 전체적으로 짜임새 있다”고 평했다.

 전시 제목 ‘한묵청연(翰墨淸緣·사진)’은 ‘글을 통한 좋은 인연’이란 의미다. 고은 시인, 소설가 김원일, 평론가 임우기, 화가 임옥상, 손철주 학고재 주간, 하형휘 가회고문서연구소장, 박원순 희망제작소 대표 등 60여 명이 후원자로 참여했다. 서울 경운동 유카리 화랑에서 8월 4일까지 열린다. 02-733-7807.

권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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