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번 죽은’ 나치 전범 헤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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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나치 전범의 묘소가 독일 극우주의 청년들의 ‘성지’로 변질되자 묘지 관리 당국이 유해를 파내 폐기했다. 독일 일간 쥐트도이체 차이퉁은 나치전범 루돌프 헤스(사진)의 무덤이 있는 바이에른주 분지델시의 묘지 관리 당국이 최근 유족과의 합의 하에 헤스의 유해를 파냈다고 2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어 당국은 헤스의 유해를 불태운 뒤 인근 호수에 뿌렸다. 분지델시의 로랜드 쉐펠 부시장도 이날 “일반인에게 비공개로 진행된 작업을 통해 헤스의 묘소를 없앴다”고 밝혔다.

 히틀러의 심복이었던 헤스는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전범으로 종신형을 선고받고 베를린의 교도소에서 복역했으나 1987년 93세의 나이에 스스로 목숨을 끊었으며, 이후 유언에 따라 분지델시의 교회 경내에 묻혔다. 그러나 최근 네오나치 청년들이 그의 묘를 찾아 경의를 표하거나 히틀러식 인사를 하는 등 묘소가 극우주의 세력의 성지처럼 변하면서 묘지 터를 임대해준 교회 측과 헤스의 후손은 묘 폐쇄에 합의했다.

민경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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