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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쩌민, 파킨슨병 … 기억도 오락가락”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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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덩샤오핑(左), 장쩌민(右)

장쩌민(江澤民·강택민·85) 전 중국 국가주석이 파킨슨병을 앓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병은 장 전 주석을 총서기로 발탁했던 전임자 덩샤오핑(鄧小平·등소평)이 앓았던 질병이기도 하다.

 중국의 한 소식통은 20일 “장 전 주석이 파킨슨병과 심혈관 계통의 질환을 앓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 소식통은 또 “기초 체력이 저하되고 각종 장기가 쇠약해져 건강을 안심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지만 당장 생명이 위독한 단계는 벗어난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최근 나돌았던 사망설에 대해서는 “한때 위독할 정도로 상태가 나빴지만 이제는 되살아났다”며 “그러나 기억이 오락가락 할 때가 있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소식통은 “고령으로 인해 심장과 뇌를 비롯해 심혈관 계통의 상태가 많이 좋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장 전 주석의 현재 소재지에 대해서는 “고향인 장쑤(江蘇)성 양저우(揚州)에서 멀지 않아 기후 조건이 잘 맞는 상하이(上海)에서 요양 중일 것”이라고 전했다.

 이 소식통은 “지도자급 인사의 건강 상태는 (비밀로 분류되기 때문에) 정확하게 확인하기는 어렵지만 지난해 말을 기점으로 건강이 나빠졌다는 소문은 정치권 주변에서 조금씩 나돌았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장 전 주석의 조카로 알려진 인물이 “(장 전 주석의) 건강이 예전만 못한 것은 사실”이라고 주변 지인들에게 직접 말한 것으로 또 다른 중국 소식통이 전했다. 3∼4월께 장 전 주석이 휠체어를 탄 장면을 봤다는 주장도 있다.

 실제로 장 전 주석이 지난 1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중국공산당 창당 90주년 기념 행사에 불참하면서 와병설이 나돌기 시작했다. 급기야 6일에는 해외에 서버를 둔 중국어 인터넷 사이트 보쉰(博訊)닷컴이 “장 전 주석이 5일 밤에 사망했다”고 보도했으나 당일 번복하는 해프닝도 있었다.

 장 전 주석의 사망설은 차기 권력을 선출하는 18차 당 대회가 내년으로 다가온 가운데 갑자기 불거져 베이징 일각에서는 권력 내부의 알력설을 제기하고 있다. 이에 따르면 상하이방(上海幇)의 좌장 역할을 해온 장 전 주석의 사망설이 나돌 정도로 그가 노쇠했다는 사실을 부각시키기 위해 경쟁 파벌 쪽에서 사망설을 외부에 흘렸다는 것이다. 상하이방은 당내 주도권을 놓고 후진타오(胡錦濤·호금도) 국가주석의 권력 기반인 공산주의청년단(공청단)과 경쟁 관계를 형성해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베이징=장세정 특파원

◆파킨슨병(Parkinson’s Disease)=사지와 몸이 떨리고 경직되는 신경 퇴행성 질환. 뇌염·뇌동맥경화 등으로 인해 생길 수도 있다. 인식 장애와 언어 장애가 생길 수 있다. 교황 요한 바오로 2세, 권투선수인 무함마드 알리 등이 앓아 유명해진 질병이다. 1817년 이 질병을 발견한 영국 의사 제임스 파킨슨의 이름을 따서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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