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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전지대 ‘아비에이’ 놓고 분쟁 불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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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9일 남수단 수도 주바에서 열린 독립기념식에 참석한 살파 키르 마야르디트 남수단 초대대통령(왼쪽)과 오마르 알바시르 수단 대통령(오른쪽)이 손을 흔들며 인사하고 있다. 키르대통령은 자신의 트레이드 마크인 카우보이 모자를 쓰고 있다. [주바 로이터=뉴시스]


남수단의 독립으로 수단과 남수단의 내전은 일단 종식됐다. 그러나 총성이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다. 무엇보다 아직도 수단에는 세 곳에 각기 다른 유엔 평화유지군이 주둔하고 있다. 남북의 이해관계가 가장 첨예하게 부딪치고 있는 곳은 유전지대이자 접경지역인 아비에이(Abyei)다. 애초 2005년 포괄적평화협정(CPA)을 맺을 때 아비에이도 남수단과 함께 주민투표를 하려 했다.

 그러나 유권자 범위를 놓고 남북의 이해가 충돌했다. 남쪽은 건기에만 물을 찾아 내려오는 유목민을 유권자에서 빼야 한다고 주장했다. 유목민은 이슬람교도가 대부분이다. 이들을 빼면 아비에이는 남쪽으로 병합될 가능성이 커진다. 아비에이마저 빼앗기면 유전을 모두 잃게 되는 수단 정부로선 물러설 여지가 없다. 남수단 정부로서도 최대 부족인 ‘딩카족’ 발상지 아비에이를 포기할 수 없는 입장이다.

 다르푸르도 화약고다. 2003년 이후 수단정부의 사주를 받은 아랍계 민병대 ‘잔자위드’에 의해 30만 명의 인종대학살이 자행됐다. 그 후 남쪽 아프리카계 흑인 주민이 무장봉기를 일으켜 수단 정부군과 내전을 벌여 왔다. 다르푸르 반군은 남수단의 수단인민해방운동(SPLM)과 다른 단체인 데다 여러 무장조직이 섞여 있어 협상창구도 통일되지 않았다. 수단 정부가 지난해 2월 정의·평등운동(JEM)이란 반군과 기본 평화협정을 체결했으나 JEM의 대표성이 흔들리면서 평화협정 자체도 위태로운 상태다.

주바(남수단)=정경민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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