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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운아 '왕건' 사극의 틀 깬다

중앙일보

입력

왕건(877~943)은 후삼국을 통일하고 고려왕조를 세운 인물로 흔히 '태조 왕건' 으로 불린다.

그가 1천여년 역사의 빗장을 걷어 올리고 TV 드라마의 주인공으로 걸어 나온다.

KBS1의 역사드라마 '태조 왕건' (토.일 밤 9시50분). KBS는 "사악한 왕비와 궁녀, 기녀나 비이성적 인물들을 주로 클로즈업시켜 말초적 호기심을 자극하던 숱한 조선시대 사극과는 다른 차원의 드라마를 선보이겠다" 고 벼른다. 이들의 공언만큼 과연 기존 사극의 상투성을 깰 것으로 기대된다.

웅혼한 기상과 열렬한 사랑 등 격변기를 살다간 풍운아들의 일대기 '왕건' 은 왕건(최수종)을 중심으로 궁예(김영철)와 견훤(서인석), 그리고 궁예의 부인(김혜리)이 방계라인을 이룬다.

일찍이 낙점을 받았던 남자 배역과 달리 궁예의 부인 연화역은 방영시작 한달 전인 지난 1일에야 탤런트 김혜리로 확정됐다. 김종선 PD 등 제작진은 강수연 등을 대상에 올려 놓고 심사숙고한 끝에 결국 김혜리의 손을 들어줬다.

안영동 책임프로듀서는 "'용의 눈물' 에서 태종 이방원의 후궁으로 열연하는 등 사극에 애정이 남달라 제 역할을 다할 것" 으로 내다봤다.

김혜리는 미스코리아(1988년) 출신답게 도회적인 외모를 지녀 둥글둥글한 한국형 미인형과는 다소 거리가 있다.

그러나 김혜리는 현대극을 선호하는 젊은 탤런트와는 달리 지금까지 사극을 회피하지 않는 적극성을 보였다.

그가 연기할 연화는 온화하지만 사리에 밝은 여자로 미모도 뛰어나 왕건과 궁예 사이를 오가다 결국 궁예의 손에 죽임을 당하는 비극의 주인공.

막판 세트촬영에 박차를 가하기 위해 '태조 왕건' 은 7일 충북 제천시 청풍호반에 고려시대 개성 예성강 근처의 수군관아와 선박 등을 재현한 종합세트장을 완성, 문을 열었다.

지난해 11월 경북 문경새재 도립공원내 세트장에 이은 두번째 야외 종합 촬영장으로 앞으로 10년간 드라마 촬영장으로 활용한 뒤 제천시에 기부한다.

'태조 왕건' 은 '용의 눈물' 로 잘 알려진 작가 이환경이 극본을 쓴다.

당초 이씨와 '용의 눈물' 에서 호흡을 맞춘 김재형 PD가 연출을 맡을 예정이었으나 '연예인 뇌물수수 사건' 에 휘말려 도중 하차하는 불운을 겪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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