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약품, 상업화 가능 신약 파이프라인 9개 보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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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약품은 2020년까지 글로벌 신약 20개를 개발한다는 계획이다.

국내 신약개발 성공 소식이 잇따르면서 성공 가능한 신약 파이프라인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항암제·바이오 신약을 신성장동력으로 삼은 한미약품은 국내 제약업계 연구개발(R&D) 투자 1위 기업이다. 적극적인 신약개발로 현재 상업화 가능한 9개의 신약 파이프라인을 보유하고 있다.

이 회사가 개발 중인 표적항암제 ‘Pan-Her Inhibitor’는 상업적으로 성공 가능성이 큰 항암제로 평가받고 있다. 암 세포 성장에 관여하는 여러 단백질을 동시에 억제하는 다중 표적항암제 ‘Pan-Her Inhibitor’는 기존 항암제에 반응이 없는 내성 암에 우수한 약효를 보인다. 현재 임상 1상 마무리 단계를 진행 중인 표적항암제는 올해 안에 임상 2상 돌입이 목표다. 일반적으로 항암제는 임상 2상이 완료되면 시판이 가능하다. 우선 비소세포 폐암을 타깃으로 제품을 개발한 뒤 다른 암으로까지 적응증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회사 측은 타깃 질환인 비소세포 폐암의 세계 시장 규모와 성장성 등을 고려해 제품 출시 후 매년 약 1조원의 글로벌 매출을 거둘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오라스커버리(ORASCOVERY) 기술을 적용해 기존 주사용 항암제를 알약으로 먹는 경구용 항암제로 개발하는 것과 약효 지속시간을 획기적으로 늘린 랩스커버리(LAPSCOVERY) 기술을 적용한 바이오 신약 연구개발도 한미약품의 자랑거리다. 이들 기술은 모두 환자의 복약 순응도와 편의성을 개선해 삶의 질을 높였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먼저 경구용 항암제 개발을 위해 한미약품은 유방·위·폐암을 타깃으로 한 ‘오락솔’의 국내 임상 2상을 진행하고 있으며, 폐·대장암을 목표로 한 ‘오라테칸’의 임상 1상을 진행하고 있다.

약효 지속시간을 획기적으로 늘린 랩스커버리 바이오신약 제품으로는 지속형 당뇨병 치료제(LAPS-Exendin4), 지속형 인성장 호르몬(LAPS-hGH), 지속형 백혈구 감소증 치료제(LAPS-GCSF), 지속형 간염치료제(LAPS-IFNα), 지속형 적혈구 감소증 치료제(LAPS-EPO) 등 5개다.

신약에 대한 욕심이 많은 한미약품은 최근엔 신약 파이프라인 강화를 위해 올해부터 개방형 R&D전략을 도입했다.

그동안 한미약품은 ‘(퍼스트)제네릭→개량신약→신약’으로 이어지는 한국형 R&D 전략을 토대로 시장성 있는 제품 개발에 성공해 신약개발에 투입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 왔다. 첫 결실은 지난 4월 미 카이넥스사로부터 도입한 혈액암·전립선암 타깃 항암신약 ‘KX01’이다. 미국 현지에서 임상 2상이 진행 중인 이 약물 개발을 위해 한미약품은 중국 등 아시아 10개국에서 공동연구 계약을 체결했다. 향후 중국 등에서 진행되는 글로벌 임상에도 참여한다. 세계 시장 공략을 위한 글로벌 임상에 대한 경험을 쌓으면서 약효가 뛰어난 제품을 선점해 일석 이조의 효과를 얻겠다는 의도다.

글로벌 항암신약 개발을 위해 고군분투 중인 한미약품은 2020년까지 신약 20개 창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 잘할 수 있는 것부터 시작해서 글로벌시장 진출을 노리는 한미약품의 행보에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는 시점이다.

권선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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