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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화점 변신 안간힘…방앗간 등 이색코너 마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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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화점 식품매장에 방앗간이 들어서고 한방코너가 생긴다. 할인점과 차별화하려는 전략이다. 가격으로는 할인점과 싸우기 어렵자 이색코너로 고객을 끌려는 것이다.

미도파 상계점은 지난달 식품매장 양곡코너에 미니 방앗간을 만들었다.고객이 벼를 사 맡기면 현미에서부터 백미까지 원하는 상태로 즉석에서 빻아준다.

미도파 관계자는 "빻은 지 얼마 안된 쌀이 맛이 좋아 조금씩 자주 사가는 고객이 많다" 며 "한번 이용하면 대부분 다시 찾아와 단골이 된다" 고 말했다.

경방필.행복한세상에도 방앗간이 있다.경방필은 화성.논산 벼를 즉석에서 빻아 1㎏에 2천7백원에 판다.이 지역산 일반쌀값(2천4백원)보다 10% 이상 비싸지만 맛 때문에 인기가 높다.

도정하고 남은 찌꺼기(미강)는 따로 포장해준다. 국이나 찌개를 끓일 때 넣기도 하고 미용(얼굴 팩)재료로도 쓴다.

행복한세상 양곡코너는 경기도 강화가 산지인 '이화에 월백하고 쌀' (20㎏에 5만8천원) 등 10개 명품브랜드 쌀도 선뵈고 있다.

신세계 본점은 지하식품매장 내에 한방코너를 운영 중이다. 3평 남짓한 매장에서 둥글레.구기자.오미자.결명자 등 차 재료와 아가리쿠스.상황버섯 등 건강식품뿐 아니라 십전대보탕.귀비탕 등의 한약을 조제해준다.

한약사 이원애씨는 "국산을 믿고 살 수 있다는 점 때문에 고객이 꾸준히 찾는다" 며 "한방 감기약 등 간단한 약제는 바로 조제해주지만 보약 등은 3~4일 후 배달해준다" 고 말했다.

일부 백화점 정육점에서는 특별한 한우고기만 취급한다.

현대백화점 신촌점에 지난달 생긴 '거세 한우 코너' '와 행복한세상에서 지난해 12월 개장한 '사과 먹는 소 코너' '는 어린 숫송아지를 거세해 사육한 고기를 판다.

스테이크는 1백g에 5천8백원, 채끝은 4천5백원이다. 매장 관계자는 "암소 고기와 값이 비슷하지만 고기가 더 연해 고객들로부터 인기를 끌고 있다" 고 말했다.

행복한세상의 '사과 먹는 소' 코너는 사과 산지인 경북 상주 지역에서 땅에 떨어진 사과를 사료와 함께 먹여 기른 한우 고기를 일반 정육과 비슷한 가격대로 팔아 하루 평균 7백만~8백만원의 매상을 올리고 있다.

현대 본점 식품매장은 철갑상어알(캐비어).거위간(푸와그라).흙딸기버섯(트러플) 등 희귀 수입식품을 파는 코너를 지난해 12월 열었다. 철갑상어알은 30g에 6만7천8백~14만5백원이고 흙딸기버섯은 50g에 28만2천5백원이나 한다.

지난달 갤러리아 명품관에 생긴 포도주 전문점 '에노테카' 는 9천9백원짜리(칠레 샤르도네 98년산)부터 2백4만원짜리(프랑스 보르도 페트뤼스 79년산)까지 8개국 3백여종의 포도주가 눈길을 끈다.

롯데 본점과 행복한세상의 소스전문코너에는 양식.일식.중식 소스류가 50~1백여종 망라돼 있다. 삼성플라자 분당점 지하 1층 식품관에는 16개의 냉장보관함이 비치돼 있다. 5백원짜리 동전을 넣으면 열리고 사용 후에는 돈을 돌려 받는다.

신세계 식품구매팀 임대환 부장은 "할인점이 따라올 수 없는 매장을 꾸미려고 일주일에 한번씩 아이디어 회의를 한다" 며 "할인점이 계속 늘어나 차별화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 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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