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판교도 500억 샜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01면

판교신도시를 개발하면서 소음대책을 세우지 않아 돈이 줄줄 새고 있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성남시가 서판교 지역의 소음 피해를 줄이기 위해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 운중교 구간(1.84㎞)을 1063억원 들여 북쪽으로 110m 옮기기로 한 데 이어 동판교 지역에서도 소음 피해가 심각해 방음터널 설치공사를 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본지 6월 15일자 1면, 본지 6월 15일자 6면>

 15일 동판교 지역인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삼평동의 A아파트 단지. 아파트 단지 뒤 50여m 거리에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가 지나간다. 방음벽이 없어 고속으로 달리는 자동차 굉음이 아파트 실내로 전달된다.

 소음 문제는 2009년 2월 입주 때부터 심각했다. 아파트에서 측정한 소음이 주택건설기본법상 허용치인 65㏈을 훌쩍 넘었다. 그런데도 사업시행자인 LH는 별다른 대책을 세우지 않았다. 2년 넘게 민원이 끊이지 않았다. 결국 LH는 소음의 심각성을 인정해 지난 3월부터 514억원을 들여 아파트 단지 뒤쪽 외곽순환도로 400m 구간(왕복 8차로) 전체에 방음터널을 설치하는 공사를 시작했다. 모두 LH가 판교 개발이익금에서 헐어 부담한다. 그만큼 다른 복지시설을 지을 돈이 줄어 주민들이 피해를 보게 됐다.

 이뿐만 아니다. 이미 용인~서울 간 고속도로 운중동 구간도 30m 옆에 있는 아파트 단지의 소음이 문제가 돼 150억원을 들여 방음터널을 설치했다. 사업비가 최고 3000억원으로 예상되는 분당~수서 간 도로와 판교~안양 간 57번 우회도로 방음대책은 비용 문제 때문에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

성남=유길용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