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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 칼럼] “백반증 때문에 치마 입기도 겁나요”

중앙일보

입력

날씨가 따뜻해지면서 여성들의 옷이 짧아지고 있다. 특히 짧은 핫팬츠에 긴 상의를 맞춰 입는 소위 ‘하의실종’ 패션이 작년 말부터 유행하면서 이번 여름에는 맨 다리를 드러내는 여성들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 같은 유행이 반갑지 않은 이들이 있다. 바로 피부질환 환자들이다. 특히 피부 일부가 하얗게 보이는 백반증 환자들은 매끈한 다리임에도 불구하고 최소한 하얀색 스타킹을 신지 않으면 얼룩진 피부에 신경이 쓰일 수밖에 없다. 게다가 백반증이 잘 생기는 무릎 등의 관절 부위는 지나치게 짧은 옷을 입지 않아도 쉽게 노출되기 때문이다.

사실 본인들이 생각하는 만큼 다른 사람들은 그녀들을 쳐다보지 않을 수도 있다. 그러나 당사자들이 겪는 고통은 생각보다 깊다. 회사원 K씨(27,여)는 “목욕탕에 갔다가 전염병으로 오해받아 이후로 목욕탕을 가지 않는다.”며 대인기피증상을 보이기도 했다.

이처럼 여름이면 피부가 검게 타 더욱 두드러져 보이는 ‘백반증’은 안타깝게도 아직 현대 의학으로도 밝히지 못한 피부질환의 하나로 멜라닌과 관계돼 있으며 유전이나 환경적 요인, 식습관, 흡연 등이 원인으로 생기는 것으로 짐작되고 있을 뿐이다.

따라서 다른 부위의 표피를 이식하거나 색소를 주입하는 수술법, 그리고 광선이나 레이저를 이용해 멜라닌 세포를 자극하는 방법 등이 사용되는데, 다시 재발하는 경우가 많은데다 건강보험도 적용이 되지 않아 고가의 치료가 부담스러워 포기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

그렇다면 백반증은 치료 불가능한 병일까? 꼭 그렇지만은 않다. 우선, 백반증이 생겨나는 과정을 보면 몸의 면역기능이 색소 세포를 잘못 인식해서 파괴하는 현상이 발견된다. 즉, 이론적으로는 면역력을 정상화 시키면 백반증은 자연스럽게 없어질 수 있다.

면역력에 이상이 생긴 원인은 장내세균총 이상, 혈액공급이상, 신체 밸런스 이상, 환경적 요인 등 개인마다 다르기 때문에 각각 다른 치료법이 적용되지만 대체적으로 체내 장기의 이상이 원인인 경우가 많다.

백반증은 단지 피부의 문제가 아니라 신체 내부의 부조화와 이상으로 생기므로 근본을 치료해야 한다. 즉,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백반증을 앓고 있는 환자의 치료의지이다. 만약 백반증으로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면, 섣불리 포기하기보단 면역력 체계를 바로 잡아 치료되도록 노력하길 바란다.

원영호 한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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