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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양철광, 폐광 16년만에 다시 캔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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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0면

대한광물 관계자 등이 9일 철광 재개장을 위한 기공식에서 발파 스위치를 누르고 있다. [양양군 제공]


9일 오전 양양군 서면 장승리 산 13번지 산 중턱. 착암기가 바위를 뚫은 소리가 요란하게 울렸다. 철광석을 캐는 것을 상징하는 시연이었다. 이 같은 작업이 이곳에서 이뤄진 것은 16년 만이다. 1995년 폐광된 양양철광을 다시 개장하기 위한 공사다.

 대한광물㈜는 9일 오전 장승리 현장에서 양양광업소 재재광 기공식을 했다. 대한광물은 이곳에 현장사무실을 짓고 갱도를 보수하거나 확장할 계획이다. 또 철광을 선별하는 선광공정 설비를 갖춘 선광장 등 기반시설을 설치할 계획이다. 대한광물은 올해 말까지 이 같은 작업을 해 빠르면 12월부터 철광석을 생산할 계획이다.

대한광물은 양양광업소에서 연간 30만t 정도의 철광석을 생산해 포스코와 현대제철 등에 납품할 계획이다. 현재 국내에서는 함덕철광이 신예미에서 연간 40만t의 철광을 생산하고 있다. 이날 기공식에서 대한광물 황기철 대표는 “국제적으로 원자재 확보 경쟁이 치열한 요즘 철광을 다시 가동함으로써 자원개발 자주율을 높이는 데 일조하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양양철광은 1933년 일본 석정광업소로 출발했다. 양양철광은 한 때 국내 철 생산량의 60%를 차지했다. 광원도 최고 1000여명에 달했었다. 그러나 땅을 깊이 파고 들어가면서 채산성이 떨어져 1995년 폐광됐다. 폐광 당시 포스코 납품가격은 1t 당 약 2만원이었다.

 양양철광을 다시 개발하게 된 것은 철광 가격이 크게 올랐기 때문이다. 2009년 10월 철광 수입 가격은 1t에 94달러(약 10만1802원)이었으나 최근 수입되는 인도나 중국산 철광은 180달러(약 19만4940원)에 달한다. 이같이 철광 값이 오르자 대한철광과 한국광물자원공사, 한전산업개발은 철광을 다시 개발하기로 하고 대한광물을 설립했다.

 한국광물자원공사의 탐사 결과 양양 철광에는 일정 심도까지 651만t의 철광원석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철광석 주변에는 린타늄 등 4종의 희토류 광물이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대한광물은 철광석 생산과 함께 희토류 생산도 계획하고 있다.

 양양광업소에서 다시 철광을 캔다고 해서 예전의 철광처럼 많은 인력이 필요한 것은 아니다. 광부 대신 기계가 굴진과 채광을 하기 때문이다. 대한광물은 철광이 정상적으로 가동되면 100명 정도를 고용할 계획이다. 채광한 철광원석은 트럭이 갱도로 들어가 운반한다. 철광석을 선별하고 남은 광미 등은 갱도에 저장할 계획이다.

 양양군은 양양광업소가 가동되면 일자리 등 지역경제 활성화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미 지역주민 7명이 광산에 고용됐다. 양양군 문종수 경제도시과장은 “고용 인원은 많지 않지만 종업원 소비활동과 운반장비 조달 등으로 지역경제가 나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찬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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