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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이 뭘까’ 고민한 26세, 아프리카서 빛을 찾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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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0면

#신민석(25·서울대 영어영문학과 4년)씨는 올해 초 유학원을 통해 남아프리카공화국 케이프타운에 9주간 단기 영어연수를 다녀왔다. 연수도 연수였지만 주말마다 봉사활동을 할 수 있도록 연계해준다는 점이 마음에 들었다. 주중엔 공부하고 주말이면 현지 목사와 함께 빈민가를 찾았다. 시설 보수 공사에 참여하고 탁아소 아이들과 축구를 하며 놀아줬다.

 “아프리카는 사람입니다. 가난 속에서도 역경을 헤치며 밝게 살아가는 사람들의 모습에서 나 자신을 돌아보게 됐습니다.”

라이베리아의 수도 몬로비아에서 1년간 현지 학생들을 상대로 태권도와 컴퓨터를 가르치는 등 봉사활동을 한 정대철씨가 마을 아이들과 함께 환하게 웃고 있다. [정대철씨]

남아프리카공화국 케이프타운의 빈민가에서 집보수 공사에 참여한 홍진미씨가 마을 아이와 함께 벽에 페인트를 칠하는 모습. [홍진미씨]

 #정대철(26·아주대 경영학부 4년)씨는 2008년 군 복무 중 어머니를 병으로 잃었다. 이후 인생에 대한 고민이 시작됐다. ‘무엇이 행복한 삶일까’ 하고 끊임없이 고민하던 그는 제대 후 아프리카행을 택했다. 2009년 2월부터 지난해 1월까지 청소년 선도 기독교 단체인 국제청소년연합(IYF)의 해외봉사기구인 굿뉴스코를 통해 라이베리아 수도 몬로비아에서 봉사활동을 한 것이다. 현지 학생들에게 태권도와 컴퓨터를 가르치면서 그는 많은 것을 배웠다고 했다.

 “그들은 해맑았어요. 그리고 삶에 만족하고 있었죠. 우리 인생에서 형편이 중요한 게 아니라 마음가짐이 중요하다는 걸 그곳에서 깨달았어요.”

 아프리카로 향하는 대한민국 청년들의 발걸음이 늘고 있다. 봉사활동은 물론 최근엔 남아프리카공화국 등 일부 아프리카 국가로 영어 연수를 가는 20대도 적지 않다.

 각국 젊은이의 봉사활동 및 공동체생활을 지원하는 국제워크캠프는 “아프리카 지역 캠프에 참가하는 한국인 수는 2004년까지 연 10명 내외로 미미했지만 2005년부터 증가하기 시작해 현재 매년 70명 이상이 참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굿뉴스코 해외봉사단 1기(2002년) 당시 6명에 불과했던 아프리카 지역 참가자 수도 꾸준히 증가해 10기인 올해는 179명이 아프리카로 떠났다. 남아공이나 케냐의 나이로비 등으로 연수·유학을 떠나는 한국 학생은 연간 250~300명 정도로 추정되고 있다. 2000년대 초반의 80~100명에서 2·3배로 늘어난 것이다.

 무엇이 젊은이들을 아프리카로 이끄는 것일까. 올 1~4월 남아공 케이프타운에서 ‘단기연수 및 봉사’ 프로그램에 참여했던 홍진미(29·여)씨는 “아프리카를 선택한 것은 남들이 가보지 않은 곳에 대한 도전 정신, 원초적인 것에 대한 끌림 때문”이라고 했다. 2009년 2월부터 지난해 1월까지 굿뉴스코를 통해 부룬디에 태권도 봉사활동을 다녀온 박경식(26)씨는 “미국이나 유럽 등 선진국은 사회에 나간 뒤에도 갈 수 있지만 아프리카는 지금이 아니면 갈 기회가 없을 것 같았다”고 했다.

 굿네이버스를 통해 이집트에 컴퓨터·영어 봉사를 다녀온 이규홍(27)씨도 “빈곤이 생활화된 열악한 환경을 겪으며 아버지 세대의 고단한 삶을 간접적으로 체험했고, 빈곤이 왜 해결되어야 하는지 깨달았다”고 말했다. IYF 사무처 굿뉴스코 담당 조서인씨는 “헌신·나눔·젊은 날의 도전, 이 모든 것이 가능한 곳이 아프리카”라며 “봉사자들은 자신의 한계와 싸우면서 변화를 체험하게 된다”고 말했다.

송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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