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재완 “감세 예정대로 추진 … 무상복지 동의 어렵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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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가 25일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의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이날 청문회에서 감세와 물가대책 등 주로 경제정책을 놓고 공방이 오갔다. [조문규 기자]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는 25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인사청문회에서 “기회가 되면 가시밭 길을 걷겠다는 심정으로 일하겠다”고 말했다. 민주당 오제세 의원이 “이명박 정부에서 청와대 정무·국정기획 수석, 노동부 장관 등 요직을 맡았으면 책임을 지는 차원에서 기획재정부 장관은 맡지 말았어야 한다”고 지적하자 이렇게 답했다. 청와대 근무 시절 세종시 계획 수정에 가장 적극적인 태도를 취했던 박 후보자를 공격하는 데엔 한나라당 친박근혜계 의원들도 뒤지지 않았다.

 박 후보자는 이날 “내년부터 시행될 소득세와 법인세 최고 구간의 감세 정책을 예정대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황우여 원내대표 등 한나라당 새 지도부는 소득세 감세 방침을 철회해야 한다는 입장인 만큼 박 후보자가 장관직을 맡게 될 경우 당·정 간 마찰이 발생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박 후보는 “무상복지엔 동의하기 어렵다”고 했다. “취약계층이 자립할 수 있게 만드는 제도가 확충돼야지 보편적인 (복지) 확대는 절제하는 게 좋다”고 주장하면서다. 그는 유류세 인하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한나라당 친박계인 이혜훈 의원이 “국회의원이던 2005년 유류세 인하 법안을 국회에 제출하지 않았느냐”고 하자 박 후보자는 “지금의 휘발유와 경유 세 부담은 각각 48%, 39%로 그때(60%, 50%)보다 이미 낮아진 상황”이라고 답했다. 박 후보자는 “중기 재정운용 계획상 2013~2014년으로 예정된 재정균형 시기를 앞당기는 것이 현실적으로 어렵다”면서 “2012년 균형재정을 달성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했다.

 또 “물가 상승의 기존 목표치인 3% 선은 지키기 쉽지 않을 것 같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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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주당은 이날 정부의 경제 정책이 실패했다고 주장하면서 ‘박 후보자의 전문성이 부족하기 때문에 더 문제’라는 식의 공세를 폈다. 장병완 의원은 “재정부 장관은 대통령과 맞설 강단과 소신이 있어야 하는데 대통령에게 ‘NO’라고 말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했다. 같은 당 이강래 의원은 “전임자들은 경제관료로 실물 경제를 경험했지만, 후보자는 사무관 시절 딱 2년 재무부에 근무했다”며 능력에 의문을 나타냈다. 이혜훈 의원은 “대통령직 인수위 시절 후보자가 금융정책과 감독을 통합했는데 그 문제점이 부산저축은행 사태에서 드러났다”며 “후보자가 국민적 재앙을 초래하는 일을 또 할까 봐 걱정된다”고 했다. 친박근혜계 최경환 의원은 “인수위 때 국무조정실 등 정부 내 조정 기능을 없앤 것은 잘못된 것”이라고 했고, 같은 친박계인 이한구 의원은 “정부의 4대 강 사업 때문에 필요한 곳에 돈을 못 썼다”고 지적했다.

 민주당은 박 후보자의 가족과 관련한 의문도 제기했다. 이종걸 의원은 “후보자 아들이 빌려 탔다는 고종사촌 소유의 제네시스 쿠페 차량은 아들이 차명으로 소유한 것 아닌가”라고 물었다. 전병헌 의원은 “도덕적으로 문제가 있는 건 모두 친척 탓으로 돌린다. 만사형통이 아니라 ‘만사척(戚)통’인가”라고 공격했다. 민주노동당 이정희 의원은 “후보자의 딸은 2009년 국적을 포기했다가 법 개정으로 이중국적 혜택을 본 4000명 중 한 명으로, 국민의 0.01%”라며 “99.99%의 국민을 상대로 어떻게 정책을 펴겠는가”라고 물었다.

글=김승현 기자
사진=조문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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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

소속기관

생년

[現] 기획재정부 장관(제3대 내정)

1955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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