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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농산물 사고 지역 경제 살리고 로컬푸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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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식품 구입 기준은 가격, 품질, 회사 인지도와 신뢰도 등이었다. 최근에는 어디서 어떻게 생산됐고 어떤 과정을 거쳐 우리집까지 배달되는지 꼼꼼히 살피는 주부가 늘고 있다. 안전한 먹을거리에 대한 관심이 커져서다. 이런 흐름 속에 식품 이동거리가 짧은 우리 지역 먹을거리, 즉 로컬푸드를 소비하자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우리지역 농산물로 차린 건강한 밥상

지역 농산물로 밥상을 차리면 무엇이 좋을까? 무엇보다 식재료가 신선하다. 지역 농가에서 아침에 생산한 농산물을 오후면 집에서 받을 수 있다. 건강한 밥상 차리기도 가능하다. 식재료 이동거리가 길면 오랜 시간 저장하기 위해 방부제를 사용한다. 이동하는 동안 다양한 세균에 감염될 수도 있다. 지역 농산물은 그러한 위험이 낮다. 슬로푸드문화원 김원일 사무총장은 “로컬푸드가 모두 친환경은 아니지만 운송과정에서 상할 염려가 없어 화학비료를 적게 사용하는 유기농 제품이 많은 편”이라며 “소비자는 안전한 식재료를 얻을 수 있고 땅은 건강해진다”고 설명했다.

지역 경제를 살리는 착한 소비의 첫 걸음이 되기도 한다. 대형마트 중심의 유통시장에서 중·소 농가는 아무리 좋은 먹을거리를 내놓아도 소비자에게 외면받기 십상이다. 지역 농산물은 주로 직거래장터를 통해 판매된다. 중간 유통을 거치지 않아 소비자는 농산물을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다. 농민 수익도늘어난다. 농산물 구입비가 외지로 빠져나가지 않아 지역 경제가 활성화될 수 있다. 환경도 살릴 수 있다. 비행기·배·기차·자동차 등의 운송수단을 이용해 식재료를 운반하다 보면 사용되는 화석연료가 어마어마하다. 연료 소비는 이산화탄소 발생으로 이어져 지구 온난화를 가속화하는 원인이 된다. 식품 이동거리가 짧으면 그만큼 환경에도 좋다.

생산자와 소비자 모두를 위한 지역 먹을거리

유럽북미일본 등 해외에서 로컬푸드는 일반적으로 소비 지역으로 부터 50~100㎞ 이내에서 생산된 것을 의미한다. 국내에서는 아직 합의된 거리가 정해지지 않았다. 국내 생산 농산물의 70%는 서울·수도권으로 올라왔다가다시 지방으로 내려간다. 따라서 식품 이동거리를 단순히 생산자와 소비자간의 물리적 거리로만 따질 수 없다. 먹을거리 위기와 로컬푸드 저자인 경남대 사회학과 김종덕 교수는 “물리적 거리보다 생산자와 소비자 사이에어떤 단계를 거치느냐인 사회적 거리가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로컬푸드를 지역과지역, 마을과 마을 간의 먹을거리 교류로 보는의견이 많다”고 설명했다. 소비자가 생산과정을 자세히 알고 궁금한 것은 생산자에게 직접물어볼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로컬푸드의 장점이 알려지면서 각 지자체의 로컬푸드 브랜드화 사업도 활발해지고 있다. 수도권에서는 경기도 안성의 ‘안성마춤’, 고양시 ‘행주치마’, 용인시 ‘백옥쌀’ 등이 대표적이다. 이러한 지역 브랜드의 전용관도 속속 문을 열고 있다. 서울에서는 직거래장터를 통해 수도권의 로컬푸드 농산물을구입할 수 있다. 농수산물유통공사가 운영하는 ‘바로마켓’이 대표적으로 매주 목요일과 금요일 강남터미널(경부선)에서 열린다. 한우 등 축산물을 비롯해 해산물, 젓갈류, 떡까지 다양한 농산물을 살 수 있다. 오전 10시부터 일몰 시까지 운영하며 올해는 12월 2일까지 장이 열린다. 온라인 직거래장터도있다. 경기도지사인증을 받은 G마크 우수상품을 경기사이버장터 홈페이지(gfarm.gg.go.kr)에서 구매할 수 있다. 품질에 불만이 있을 때는 구입 후 2일 이내에 반품과 교환을 해준다.

푸드마일리지(t·㎞)=식품중량(t)×수송거리(㎞)

농산물이 생산지로부터 생산·운송·유통 단계를 거쳐 소비자의 식탁에 이르는 과정에서 소요된 거리를 말한다. 푸드마일리지가 적다는 것은 인건비 절약을 위한 제초제·살충제 사용과 장거리 이동 시 발생하는 유해 약품처리 등의 위험이 낮다는 것을 의미한다.

※2009년 가락동농수산물도매시장에 반입된 농산물의 품목별 푸드마일리지다. 거리에 따른 푸드마일리지 변화를 보여주기 위해 식품중량이 비슷한 지역의 농산물을 선정해 비교했다.

[사진설명] 최근들어 이동거리가 짧은 식재료 찾는 소비자가 늘고 있다.

<신수연,송정 기자 ssy@joongang.co.kr
/사진=황정옥 기자/일러스트=장미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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