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말 바루기] 직장 언어 예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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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5면

다음 중 박 대리가 사장에게 얘기할 때 적절한 표현은?

 1)사장님, 김 부장은 외출 중입니다.

 2)사장님, 김 부장은 외출 중이십니다.

 3)사장님, 김 부장님은 외출 중이십니다.

 언어 예절에서 압존법이란 게 있다. 문장의 주체가 화자보다 높지만 청자보다는 낮아 그 주체를 높이지 못하는 어법을 말한다. “할아버지, 아버지가 아직 안 왔어요”가 이런 예다.

 그러나 압존법은 시대와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압존법을 지키는 것이 전통 예절이지만 현재는 가정에서의 압존법도 점차 사라져 가는 추세다(국립국어원 ‘표준화법해설’).

 과거엔 어떠했는지 몰라도 현재는 할아버지 앞이라고 해서 아버지를 마냥 낮추는 것은 무척이나 예의 없이 들린다. 따라서 ‘아버지가 아직 안 오셨어요”처럼 서술어에 존칭을 붙여 아버지에게도 어느 정도 예의를 갖추는 것이 적당해 보인다.

 회사에서도 마찬가지다. 1)은 예의가 없어 보이고, 3)은 과해 보이는 측면이 있다. 2)“김 부장은 외출 중이십니다”는 지나치게 높이지도 지나치게 낮추지도 않았다는 점에서 가장 적절하다고 생각된다.

배상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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