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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 라덴, 총 쏘며 맞서다 머리 총 맞고 최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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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2일 새벽 1시쯤(현지시간) 파키스탄 북부의 가지 공군기지에서 4대의 미군 헬기가 이륙했다. 헬기에는 미군 엘리트 특수부대 네이비실 대원과 미 중앙정보국(CIA) 및 파키스탄 군정보국(ISI) 요원을 포함, 모두 20여 명이 타고 있었다. 이미 파키스탄에 들어와 있던 네이비실 대원들은 오사마 빈 라덴(Osama bin Laden·54)이 은신한 것으로 추정되는 군사·휴양도시 아보타바드의 저택과 비슷한 구조의 건물에서 여러 차례 시뮬레이션 훈련까지 마쳤다.

 새벽 1시30분쯤 아보타바드의 은신처로 미군 헬기들이 날아오자 빈 라덴의 경호원들은 지붕 위에서 로켓포와 자동소총을 발사하며 격렬히 저항했다. 이 과정에서 헬기 1대가 추락했다. 방탄복을 입은 네이비실 대원들이 건물 진입을 시도하자 경호원들은 격렬히 사격을 가했다. 하지만 미군 최정예 특수부대원들을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경호원들은 하나 둘 총을 맞고 쓰러졌다.

 저택의 가장 은밀한 방에 숨어 있던 빈 라덴은 무기를 들고 저항하다 머리에 총을 맞고 숨진 것으로 알려졌다. 로이터 통신 등은 미 특수부대의 임무가 빈 라덴 생포가 아닌 사살이었다고 보도했다. 미 고위 당국자는 “총격전 과정에서 빈 라덴의 아들 1명을 포함해 남자 3명과 여성 1명이 사망했다”며 “사망한 여성은 빈 라덴의 인간방패 역할을 했다”고 전했다.

 약 40분간 이뤄진 작전은 결국 빈 라덴의 사살로 끝이 났다. 미군 측 희생자는 없었다. 네이비실은 빈 라덴의 시신 확인이 끝나자마자 버락 오바마(Barack Obama) 미 대통령에게 “미션 컴플리트(Mission Complete·작전 완료)”라고 보고했다. 이상은 미 ABC방송이 전한 작전 상황이다. 파키스탄 방송인 두니야 채널은 미군이 빈 라덴의 부인 2명과 자녀 6명, 부하 4명을 체포했다고 보도했다. 이번 작전은 미국과 파키스탄 정부 내 극소수 고위층만 미리 아는 고도의 보안 속에 진행됐다고 CNN이 전했다.

 미 당국이 빈 라덴의 은신처에 대해 ‘감’을 잡게 된 시점은 지난해 8월께라고 뉴욕 타임스(NYT)가 보도했다. CIA는 이때 ISI를 통해 빈 라덴이 산악지대가 아닌 아보타바드의 3층짜리 저택에 숨어 있다는 정보를 입수했다. 그리고 수개월의 확인 끝에 올 2월 이 저택이 빈 라덴의 은신처라고 결론지었다. 오바마 대통령은 수차례의 국가안보팀 회의를 거쳐 지난달 29일 빈 라덴 사살작전을 승인했다.

  정현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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