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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건국 위생검사 사칭 이번엔 '자동응답시스템'

미주중앙

입력

#UCLA 인근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한인 강모씨. 강씨는 지난 26일 전화 한 통을 받았다. 발신자는 자신을 보건국 위생검사관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내일 오후 2시쯤 인스펙션을 나갈 예정이다"라며 "전화를 끊으면 새로운 전화가 올 것이고 자동응답시스템을 통해 인스펙션 아이디(ID)가 전달될 것"이라고 말했다. 뭔가 의심쩍었던 강씨는 "지금 바로 아이디 번호를 알려주면 되지 않느냐"고 물었고 이에 발신자는 "내가 임의로 인스펙션 번호를 줄 수 없다"고 설명했다. 이씨는 자동응답시스템을 통해 받은 번호를 적은 뒤 다시 위생검사관에 전화를 걸어 알려줬다. 하지만 다음날 오후 2시 아무도 찾아오지 않았다.

#가든 그로브에서 한식당을 운영하는 이모씨 역시 지난 18일 오전 괴전화를 받았다. 위생검사관을 자처한 발신자가 자신의 이름이 다니엘이라고 밝히면서 "21일 오후 2시에 주방 인스펙션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전화를 끊으면 새로운 전화가 올 것이며 녹음을 통해 인스펙션 번호가 전달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씨는 다시 걸려온 전화를 통해 '53561' 번호를 받았다. 이씨는 다시 위생검사관에 전화를 걸어 이 번호를 말했다. 하지만 21일 검사관은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최근 LA 지역과 오렌지 카운티 등 남가주 지역에 가주 위생국 위생검사관을 사칭하는 사기 전화가 기승을 부리고 있어 이 지역 한인 업주들의 각별한 주의가 요망된다.

보건국에 따르면 LA 곳곳에서 다양한 형태의 위생검사관 사칭 사기 사건이 끊이질 않고 있는 가운데 최근에는 자동응답 시스템을 동원하는 것이 급증하고 있다.

한인요식업 협회(회장 이기영) 역시 최근 며칠 사이에만 8명의 한인 업주들로부터 위생검사관으로부터 전화가 걸려왔다는 제보 전화를 받은 상태다.

보건국 측은 이 전화의 목적은 "합법적인 업체의 전화번호를 도용해 웹사이트 어카운트를 설립하는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이미 지난해 말부터 계속해서 이같은 유형의 피해사례가 접수되고 있는 새크라멘토 카운티 보건국의 콜린 마이토사 스페셜리스트는 "비합법적인 사업을 하는 것으로 짐작되는 이들이 합법적인 업체의 전화번호를 도용해 크레이그스 리스트를 비롯한 여러 웹사이트에 어카운트를 마련해 놓고 식당 주인에게 보건국 직원을 사칭해 전화를 건다"며 "식당 주인에게 코드를 전달하고 그 식당 주인이 가짜 직원이 제공한 번호로 전화를 걸어 코드를 말하거나 입력하면 어카운트가 활성화되는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합법 업체의 전화번호를 도용해 어카운트를 만들기 때문에 나중에 문제가 생겨도 계좌의 실제 주인은 추적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한편 보건국측은 보건국은 절대 자동응답 시스템을 통해 인스펙션 번호를 전달하지 않는다 밝히고 예고 후 위생검사를 나가지도 않는 만큼 절대 속지말 것을 당부했다.

LA카운티 보건국 관계자는 "보건국 직원을 사칭한 사기는 지난해 카운티 곳곳에서 발생했지만 이번처럼 개인정보를 요구하지 않고 자동응답기를 통해 인스펙션 번호를 알려주는 유형은 처음"이라며 "이런 전화를 받게 되면 반드시 보건국 측에 제보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상우 기자 swp@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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