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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겁게 잘 놀아야 뇌 발달에도 좋아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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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는 아이의 첫 놀이 상대다. 그래서 아이는 유치원이나 초등학교에 가더라도 자연스럽게 부모와 놀고 싶어하는 욕구가 있다. 하지만 맞벌이 부부는 절대적인 시간이 부족하다. 주말에 시간을 내서 자녀와 놀더라도 이미 마음은 빨리 쉴 생각으로 가득 차 있다. 아이들세상의원 이현숙(소아과 전문의) 원장은 “하루에 10분이라도 집중해서 놀아줘야 한다”며 “놀이는 아이들에게 안정감과 즐거움을 주는 것 외에 옳고 그름을 판단하거나 충동을 억제하는 능력을 키워 준다”고 말했다. 놀이의 효과는 여기서 끝이 아니다. 자녀와 놀이를 할 때 알아두면 자녀의 건강에 도움이 되는 정보가 많다. 전문가의 도움을 얻어 좋은 부모가 되기 위한 놀이 방법을 알아봤다.

아이에게 놀이는 단순히 시간을 보내는 것 이상을 의미한다. 놀이를 통해 아이는 성장하고, 상호작용을 배운다. [중앙포토]

“잘해야 한다”는 어른 눈높이 버려야

여섯 살 수민(여·경남 창원)은 지난주 할머니 집에서 ‘사자가면 만들기 놀이’를 하다가 울음을 터뜨렸다. 삐뚤삐뚤한 사자 갈퀴에 아빠가 ‘엉망’이라고 말했기 때문이다. 수민이 아빠는 잘 만든 사자 가면과 수민이의 사자 가면을 비교하며 자신이 ‘능력자’라는 점도 강조했다. 이현숙 원장은 “부모가 자녀와 놀아줄 때 가장 하기 쉬운 실수”라며 “결과물 중심이 아닌 과정 중심으로 놀이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5~7세 유아기는 뇌의 전두엽이 확 발달하는 시기다. 전두엽은 감각이나 운동기관이 정상적으로 기능을 하도록 통제하는 역할과 함께 고도의 정신활동을 담당한다. 때문에 전두엽에 이상이 생기면 충동적이고 감정 자제에 어려움을 겪게 된다. 서울대어린이병원 소아정신과 신민섭 교수는 “결과에 신경을 쓰기 시작하면 더 이상 ‘놀이가 아닌 일’이 된다”며 “즐거움이 사라진 놀이는 아이에게 스트레스가 되어 전두엽 발달을 방해하는 요소가 된다”고 말했다.

자녀가 좋아하는 놀이를 선택해야

놀이(Play)의 어원은 갈증이라는 뜻의 라틴어 ‘플라가(Plaga)’에서 유래했다. 억지로 하는 것이 아니라 자연스럽게 하고 싶어 하는 행동이라는 뜻이다. 따라서 자녀가 좋아하는 놀이를 선택하는 것이 좋다. 3년 경력의 놀이치료사 장은경 박사는 “취학 전 유아들은 소방관이나 경찰관 역할을 하는 역할 놀이와 목마 태우기와 같은 신체 놀이를 좋아한다”고 말했다. 역할 놀이는 상황에 맞는 적절한 단어와 표현을 찾게 해 생각하는 힘을 길러 준다. 동시에 움직임을 통한 공간지각능력이 향상되도록 도와준다. 장 박사는 “팔다리를 움직이는 동작은 뇌의 명령에 의해 이뤄진다. 따라서 움직임 자체가 두뇌를 발달시키는 가장 강한 자극제”라고 말했다.

 초등학교 1~3학년 아이들은 도구를 이용한 놀이나 경쟁적인 놀이에 관심이 많다. 신민섭 교수는 “초등학교 아동기는 언어 사용 능력과 기억력이 많이 발달하는 시기다. 이 시기의 아이는 발달연령에 맞게 끝말잇기나 져야 이기는 가위바위보 놀이를 하면 좋아한다”고 말했다. 이때 주의할 것은 아이의 특성에 따라 놀이를 선택해야 한다는 점이다. 승리욕이 강한 아이는 놀이에서 졌을 때 반복적으로 ‘다시 하자’고 말하기 때문에 놀이 자체가 언쟁으로 바뀔 수 있다. 따라서 이런 아이는 지점토 놀이와 같이 경쟁 없는 놀이가 좋다.

같은 시간대에 규칙적으로 놀아주도록

퇴근 후 또는 주말마다 아이와 놀이를 할 때 매번 같은 시간대에 놀아주는 것이 필요하다. 놀이 시간이 다시 돌아올 것이라는 기대감은 부모와의 친밀도를 높인다. 반면 시간이 들쑥날쑥하면 아이가 혼란에 빠지기 쉽다. 이현숙 원장은 “주중에 아이와 놀아주기 어려운 상황이라면 주말이라도 정해진 시간에 놀아줘야 한다”고 말했다. 놀이시간을 정해 놓는 것도 아이의 두뇌발달에 도움이 된다. 아이가 해당 시간 내에 더 재미있는 놀이를 하기 위해 스스로 계획을 세우기 때문이다. 또 이런 과정은 아이에게 안정감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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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부모 되기위한 놀이 방법

권병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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