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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 돋보기] 방송위 보고서 발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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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중.소 케이블 PP(방송채널 사용사업자)들은 KBS.MBC.SBS 등 지상파 방송사들이 시장의 질서를 흐트러뜨린다고 불만이 많다. PP는 드라마.다큐.애니메이션 등의 프로그램을 공급하는 채널들을 말한다.

우선 지상파 방송사들이 '문어발식 확장'을 통해 뉴미디어 시장을 잠식하면서 일반 PP가 설 땅이 없다고 주장한다. 특히 대부분 지상파 방송에서 내보냈던 콘텐트를 재탕.삼탕하면서 손쉽게 시장 점유율을 늘리고 있다는 것이다.

또 하나는 지상파 방송사들이 계열사 PP만 우대하는 바람에 프로그램을 사고 싶어도 장애가 많다는 것이다. 물론 이런 주장들에 대해 지상파 방송사들은 자신들이 억울하게 매도되고 있다고 항변한다.

그러나 이제 이런 불만이 근본적으로 해결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방송위원회가 강력한 규제 방침을 천명했기 때문이다. 방송위 산하 중장기방송발전연구회는 최근 중장기 정책방안 종합보고서를 확정 발표했다. 방송위의 큰 정책적 틀을 밝힌 보고서다.

정책 방안에 따르면 방송위는 지상파 방송사의 드라마.영화 등 인기 장르의 신규 PP 등록 신청을 자제토록 권고하고 PP 진입 제한을 위한 방송법령도 내년까지 개정할 계획이다. 또 지역 방송국(SO) 등에서 지상파 계열 PP가 송출될 수 있는 채널 수를 3~5개 이내로 제한할 방침이다. 현재 지상파 계열 PP가 10개이므로 이 정책이 시행되면 일반 가정에서 절반 이상의 채널을 볼 수 없게 된다.

방송위는 또 지상파 3사가 자사 계열 PP에만 프로그램을 집중적으로 판매하는 콘텐트 불공정 공급실태를 조사해 개선할 방침이다. 실제로 방송위가 지난해 조사한 결과 지상파 방송사의 계열 PP 편중도는 KBS 670%, MBC 725%, SBS 1063%로 나타났다. 편중도 1000%는 계열 PP에 다른 PP 보다 10배의 프로그램(편수)을 팔았다는 의미다. 선문대 황근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뉴미디어 시장을 살리고 다양한 콘텐트의 육성을 위해 지상파 방송사가 불공정 거래 행위를 하는 걸 뿌리뽑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상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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