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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인기몰이 비결 ‘싸거나 작거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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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4면

수도권 신도시 가운데 오랜만에 3개 단지 3100여 가구가 한꺼번에 분양되는 경기도 김포시 한강신도시에 주택 수요자들의 관심이 높다. 합동분양 첫날인 15일 오전 방문객들이 전용 59㎡형 1498가구를 분양하는 김포시 고촌읍 반도유보라 2차 견본주택을 둘러보고 있다. [뉴시스]

요즘 아파트 분양에 손님이 많이 몰려 청약시장 분위기가 많이 달라진 것 같다. 정식 순위 내에서 청약을 마감한 단지가 잇따르며, 견본주택 입장을 위해 길게 줄을 선 방문객들의 모습도 곳곳에서 볼 수 있다. 연초에는 부산 등 일부 지역의 분양시장만 뜨거웠지만 최근에는 청약열기가 확산되는 모습이다. 가장 큰 이유는 역시 가격 경쟁력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삼성물산이 최근 내놓은 서울 옥수동 옥수래미안의 경우 청약 첫날인 13일 88가구 모집에 390명이 신청해 1순위에서 쉽게 청약을 끝냈다. 주택형이 그동안 분양시장에서 별로 관심을 끌지 못한 중대형(전용면적 85㎡ 초과)인데도 모든 주택형에서 마감됐다. 분양가가 3.3㎡당 1800만~1950만원에 책정돼 입주 11년차인 인근 옥수 래미안 1차 중대형 시세(3.3㎡당 1800만~1900만원대)와 엇비슷한 게 인기 요인으로 꼽힌다. 새 아파트라는 점을 감안하면 가격이 저렴한 셈이다.

 대우건설이 이달 6일 1순위에서 청약을 마감한 울산 우정혁신도시 푸르지오도 3.3㎡당 분양가가 840만원으로 주변 아파트 시세보다 3.3㎡당 200만원가량 낮았다. 84㎡형(이하 전용면적) 아파트를 기준으로 입주 6년차인 주변 아파트 시세보다 1억원가량 싼 것이다.

 반면 분양가가 주변 매매가보다 비싸게 나오면 실패할 가능성이 크다. 최근 경기도 용인시에서 분양된 K아파트는 3순위 청약에서도 모집 가구수를 다 채우지 못했다.

 수요가 많은 소형 아파트를 우선적으로 분양하고 있는 것도 분양시장에 수요자들을 끌어들이는 요인이다. 우미건설이 최고 26 대 1의 경쟁률로 14일 청약접수를 마감한 경남 양산 우미린의 경우 분양물량 720가구가 모두 59㎡형 소형이다.

 아파트 공급이 뜸했던 곳에서 나온 분양물량도 인기다. 롯데건설의 충남 홍성군 내포신도시 롯데캐슬은 홍성·예산 지역에 최근 3년 동안 아파트 분양이 없었기 때문에 새 아파트 분양에 수요자들의 관심이 높았다. 이 단지 역시 청약 순위 내에서 마감됐다.

 건설사들이 풍부한 주민공용시설 등 아파트 단지의 품질을 높이는 데 부쩍 신경을 쓰고 중도금 무이자 융자 등 계약자들의 자금 부담을 줄이는 조건을 내놓는 것도 인기몰이에 영향을 미친다. 중흥건설이 최근 순위 내에서 청약 접수를 마감한 전남 순천 신대지구 중흥 S-클래스 2차는 지역 최초로 단지 내 수영장을 만들기로 해 인기를 끌었다. 또 대개 분양가의 20%인 계약금을 5%로 줄이고 중도금을 전액 무이자로 빌려주기로 한 것도 수요자들을 움직이게 만든 요인이다.

 분양 예정인 아파트 중에서도 경쟁력을 갖춘 상품이 많다. 분양대행사인 더감의 이기성 사장은 “건설업체들은 아직 분양시장 분위기가 좋지 않다고 판단하고 있기 때문에 최대한 가격을 낮추고 품질을 높여 상품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주택수요자들은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된 아파트를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분양가상한제 적용으로 주변 기존 아파트 시세와 엇비슷하거나 오히려 싼 아파트들이 잇따라 분양될 예정이기 때문이다. 중앙일보조인스랜드 조사에 따르면 이런 아파트가 올 상반기 중 전국에서 5000여 가구가 나온다.

함종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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