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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런 버핏이 선택한 중국 전기차 ‘e6’ 한국시장 기습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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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투자의 달인’ 워런 버핏(81) 버크셔 해서웨이 회장이 투자한 중국 전기차가 한국에 들어온다. 중국 자동차 업체인 비야디(比亞迪·이하 BYD)가 만든 5인승 전기차 e6다. BYD의 국내 파트너인 AD모터스 류봉선 대표는 1일 “e6 수입을 위해 국토해양부와 환경부 등에서 인증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며 “전기 충전시설 등 기반 서비스를 확충해 이르면 10월 출시하겠다”고 밝혔다. 저속전기차(시속 60㎞ 이하) ‘체인지(Change)’를 생산하는 이 회사는 지난해 BYD와 기술 제휴를 하고 경기도 일산 킨텍스에서 열리는 서울모터쇼에 e6를 전시했다.


버핏은 2008년 9월 자신이 보유한 미드아메리칸 에너지홀딩스를 통해 BYD의 지분 10%인 2억2500만 주(2억3000만 달러)를 매입해 전 세계 증권가를 깜짝 놀라게 했다. 내연기관(가솔린·디젤 등) 차량을 만드는 업체보다는 전기차 회사가 미래 주식가치로 더 높다는 판단이었다. 이어 지난해 9월 중국 선전의 BYD 본사를 방문해 “미래 전기차 시장을 이끌 회사”라고 평가했다.

 e6가 수입되면 국내 자동차 산업에도 파장이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그동안 중국 자동차 업체들은 한국에 한참 뒤진 후발주자로 평가됐다. 중국이 한국보다 한 수 우위로 평가받는 전기차로 공략하는 것은 미래 친환경차 시장의 주도권을 차지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내연기관에 뒤진 것을 전기차로 역공을 하는 셈이다.

 지난해 현대차가 개발한 전기차 블루온은 올해 지방자치단체 등에 250여 대가 보급될 뿐이다. 이항구 산업연구원 주력산업팀장은 “현대차 등 한국 자동차 업체는 전기차 등 향후 패러다임 시프트 대응에 소극적”이라며 “정부도 내연기관 중심인 국내 자동차 산업구조를 지속가능한 친환경 모델로 서둘러 전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BYD는 지난해 중국에서 51만9000대의 승용차를 팔아 전체 6위에 올랐다. 이 가운데 전기차·하이브리드차 비중이 1% 정도다. 2015년에는 20%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AD모터스는 우선 한국에서 택시·렌터카 100여 대를 판매할 계획이다. 한국 정부가 아직까지 일반 소비자에게 주는 전기차 보조금을 확정하지 않아서다. 먼저 상용·관공서용으로 수요를 늘리겠다는 전략이다. 국내 판매가격은 3000만~4000만원으로 보조금을 받지 않으면 일반인은 부담스러운 수준이다. 류 대표는 “연말께 현대차가 전기차를 시판하면 일반 소비자 보조금도 확정할 것”이라며 “일본처럼 대당 1000만원의 보조금이 지급되면 연간 전기차 수요는 수천 대 이상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선 e6의 충전 항속거리 등 성능이 과장됐다는 지적도 있다. 이에 BYD 측은 “중국에서 운행 중인 e6의 누적 주행거리가 200만㎞가 넘는다”며 “어른 5명을 태우고 에어컨을 켠 채 언덕을 올라도 문제 없다”고 주장한다. 이런 방증으로 BYD는 올해 1월 미국 디트로이트모터쇼에 e6를 출품해 자신감을 보였다.

김종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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